미얀마 군정, 반군에 평화회담 촉구
요지부동 반군, 공세 강화
저항 세력의 공세 강화로 수세에 몰린 미얀마 군사정권이 반군 측에 평화 회담 참여를 재차 촉구했다. 미얀마 군정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15일 국영TV 연설에서 소수민족 무장단체를 향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말했다고 AP통신과 현지 매체 이라와디 등이 16일 보도했다.
흘라잉 사령관은 “무장 폭력을 통해 바라는 것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정치적 협상 테이블에서 평화적인 방법으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인구조사 이후 다당제 총선을 실시해 권력을 이양하겠다고도 거듭 확인했다.
2021년 2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반대 세력을 유혈 진압해온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26일 돌연 반군에 휴전과 대화를 제안했다. 그러나 민주 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와 주요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은 군정의 대화 제안을 일축했다.
이런 가운데 군정은 내년 총선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지난 1일부터 전날까지 유권자 명단 작성 등을 위한 전국 인구조사를 벌였다. 민주 진영은 군정이 샨주, 라카인주, 카친주, 카렌주 등 각지에서 통제권을 잃은 데다 정보 악용을 우려한 주민들의 비협조로 이번 인구조사가 실패로 끝났다고 주장했다.
민주 진영과 미국 등 서방국은 군정이 주도하는 선거는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와중에 최근 중국의 압력 등으로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듯했던 반군의 공세는 다시 격렬해지고 있다.
타앙민족해방군(TNLA)은 지난 13일 샨주 북부 도시 시포를 완전히 장악해 미얀마군을 몰아냈다고 밝혔다. 시포는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중국 국경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가 지나는 국경 무역 거점이다. TNLA는 지난해 10월 말 중국과 접한 샨주에서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MNDAA), 아라칸군(AA)과 ‘형제동맹’을 결성하고 미얀마군을 상대로 합동 공격을 벌였다.
형제동맹이 샨주 주요 지역을 점령하고 전국적으로 공세를 확대하면서 군정을 위기로 몰아넣자 중국이 개입하고 나섰다.
중국 윈난성 루이리시 안보위원회는 지난 8월 말 성명을 통해 TNLA에 군사 활동을 중단하지 않으면 징벌적 조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TNLA가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형제동맹의 또 다른 축인 MNDAA는 지난달 19일 군정을 상대로 한 공세 중단을 선언했다.
한편, AFP통신은 이날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다음 달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얀마 군과 가까운 소식통은 AFP에 “민 아웅 흘라잉이 11월에 중국에 갈 계획”이라며, “이는 지난 8월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의 미얀마 방문 당시부터 계획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익명의 소식통도 민 아웅 흘라잉이 내달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AFP는 전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