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고독사 늘어…장년 ‘관계빈곤’, 청년 ‘일자리’ 탓
지난해 3661명 발생
절반이 50·60대 남성
혼자 외롭게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 사례가 매년 늘어나 한해 4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은 50·60대 남성이었다. 장년층은 가족 해체나 퇴직 탓에, 청년층은 취업 실패 등 경제적 이유로 고립된 탓인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국내에서 3661명이 고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망자의 1.04%에 해당된다. 2021년 고독사 사망자는 총 3378명, 2022년 3559명, 지난해 3661명으로 계속 늘었다.
고독사는 장년층인 50·60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2022년과 지난해 60대 고독사 사망자는 각각 전체 고독사의 31.4%, 31.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50대 고독사 사망자도 전체의 30.4%, 30.2%로 많았다. 50·60대를 합치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노정훈 복지부 지역복지과장은 “50·60대 고독사는 사별이나 이혼, 알코올 관련질환 등 고질적인 만성질환, 주거 취약 등과 관련이 있다고 본다”며 “이러한 특성을 반영해 내년에 고독사 위기 대응 시스템을 구축해 ‘고독사 의심 위험 가구’를 추출해 지방자치단체에 명단을 제공해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년층은 은퇴 후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면서 고독사 위험군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 이들에게 사회적 관계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50·60대는 은퇴 후 경제적 취약 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크고 이혼 등 생애주기상 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시기로 사회적 관계가 단절돼 고독사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이들은 지자체에서 주기적으로 안부 전화를 거는 독거노인 등과 달리, 직접적으로 개입을 하기도 어렵다는 특징이 있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청년층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고독사가 많지는 않다. 하지만 고독사 사망자 중 다수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고독사 중 자살 사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13.9%이었다. 그 가운데 20대 비중은 71.7%, 30대도 51.0%나 된다. 지난해 전체 고독사 중 자살 사망자는 14.1%였지만 20대는 59.5%, 30대는 43.4%에 달했다.
노 과장은 “20·30대가 고독사에 이르는 과정은 취업 실패나 실직과 연관이 있다”며 “우선 고독사 위험군인 청년에게 지자체가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고, 청년들이 고용복지플러스센터 등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