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자체, 교통약자 보행안전 살핀다
어린이·노인 사고다발지점
79곳 위험요인 사전 조치
지난해 5월 경기 수원에서 7세 조은결군이 스쿨존 우회전 버스에 치여 숨졌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4월에는 부산 영도구 한 스쿨존에서 대형 화물이 굴러와 10세 황예서양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달 대전에서는 서구의 한 중학교 앞에서 9세 배승아양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 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접어들면서 노인 교통사고도 크게 증가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와 지자체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어린이·노인 교통사고가 근절되지 않자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섰다.
행정안전부는 교통약자의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을 위해 교육부 경찰청 한국도로교통공단 등과 함께 최근 3년(2021~2023년)간 어린이·노인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지점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한다.
이번 점검 대상은 모두 79곳이다. 보호구역 내 교통사고 다발지점 49곳뿐 아니라 보호구역 외 교차로·전통시장 주변 등 교통사고 피해가 큰 30곳도 포함했다. 어린이·노인 보행자 교통사고는 연평균 1만3000여건 발생하는데 이 중 상당수가 보호구역이 아닌 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다. 실제 지난해 발생한 교통사고는 1만3545건으로 이 가운데 96%인 1만3029건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다.
행안부와 관계 기관으로 구성된 중앙점검반은 18일부터 31일까지 2주간 교통사고 위험도가 높은 21곳을 표본 점검한다. 각 지자체들도 자체 점검반을 구성해 지난 14일부터 나머지 58곳에 대한 전수점검을 진행 중이다.
집중 점검 대상은 보도·보행공간과 보행신호 길이 같은 도로환경요인, 방호울타리·미끄럼방지 같은 교통안전시설, 불법주정차·과속 같은 운전자 법규 위반 여부 등이다. 점검을 통해 확인된 개선사항은 해당 지자체를 통해 신속히 조치해 유사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행안부는 지난해에도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사고 다발지점 29곳과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다발지점 60곳을 점검하고 총 655건의 개산사항을 찾아내 조치한 바 있다.
김용균 행안부 안전예방정책실장은 “정부는 교통사고에 취약한 어린이와 노인들이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위험 요소를 꼼꼼히 점검하고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3년간 스쿨존 내 교통사고 피해 인원은 2021년 563명, 2022년 529명, 2023년 523명으로 매년 500명을 넘었다. 어린이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사망 사고도 2021년 2건, 2022년 3건, 2023년 2건 발생했다. 특히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2021년 9건(부상 13명)에서 2022년 5건(사망 1명, 부상 5명)으로 소폭 줄었다가 지난해 7건(사망 1명, 부상 9명)으로 다시 늘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