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레바논 공습 계속

2024-10-21 13:00:01 게재

수뇌부 사살하고도 멈추지 않아 … 유엔 중동특사 “끔찍한 장면”

19일 가자지구 북부의 베이트 라히야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이 있은 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수장 야히야 신와르를 사살하는 등 무장정파 수뇌부를 잇따라 제거한 뒤에도 중동지역에서의 공격을 계속 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20일(현지시간) 전날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야 등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최소 87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40명 넘게 다쳤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성명에서 통신 장애와 주변에서 여전히 진행 중인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 탓에 잔해 아래와 도로 위에 있는 피해자들에게 구조대가 도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토르 베네슬란드 유엔 중동특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가자지구에서 끊임없는 이스라엘의 공격과 점점 더 약화하는 인도주의적 위기 속에서 끔찍한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며 “민간인에 대한 계속되는 공격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국경없는 의사회(MSF) 애나 해퍼드 조정관도 “지난 2주간 가자지구 북부에서 목격한 이스라엘의 끊임없는 군사 작전과 폭력 사태 악화가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초기 조사 결과 하마스 측 언론 보도가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에도 추가 병력을 투입해 공격을 이어갔다.

현지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이 난민 대피소를 포위하고 남성 수십명을 구금했다고 전했다. 또 집을 폭격하고 병원을 포위해 의료 지원과 식량 공급을 막고 주민들이 이 지역을 떠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했다.

18일부터 계속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자발라야 난민촌에서는 적어도 33명이 숨졌고 중부 자와이다의 주택과 마그하지의 난민촌 등에서도 50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군은 신와르의 최후 모습을 담은 전단을 가자지구 남부에 뿌리며 하마스 조직원에 대한 회유 작업도 벌이고 있다.

전단에는 “무기를 내려놓고 인질들을 돌려주면 누구든 떠나 평화롭게 살 수 있다”고 적혀 있다.

가자지구만이 아니다.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도 강화하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0일 국경 지역에서 이스라엘군 장병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적을 물리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공격의 발판으로 사용하려던 국경의 모든 마을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이스라엘 북부 지역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가 삶을 재건할 수 있도록 (헤즈볼라) 지역을 완전히 청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헤즈볼라 포로들이 헤즈볼라 조직원이 느끼는 두려움에 대해 알려줬다”며 “헤즈볼라는 붕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레바논 현지 매체는 이날 접경 키암 마을에서 몇 분 사이에 14차례의 공습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또 레바논 국영 통신은 베이루트 남쪽 헤즈볼라가 지배하는 다히야 지역이 새벽 직후 공습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정보 본부의 지휘 센터와 지하 무기 작업장을 공습해 지휘관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노력해 왔으며, 일요일에는 사전에 해당 지역을 대피하라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에 대한 헤즈볼라의 반격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북부로 170발 이상의 로켓이 발사됐다고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로켓 중 일부는 요격됐고, 다른 일부는 공터에 떨어졌으며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이스라엘군은 전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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