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관절염에 가벼운 걷기는 좋지만
너무 오래 걸으면 ‘독’
단풍 절정 시기가 오면서 나들이를 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퇴행성 관절염이 있으면 너무 많이 걷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도 부담 없이 산책을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2일 이효범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에 따르면 하루 1~2시간 이내 가볍게 걸으면 근력 강화해 통증을 완화한다.
가벼운 걷기 운동은 퇴행성 관절염에 좋다. 관절 주변의 근력을 강화하는 것이 증상 호전에 도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행성관절염 환자는 이미 관절의 연골이 손상된 상태이므로 만약 너무 오래 걸으면 관절에 추가적인 부담을 준다. 그러므로 통증이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하루 1~2시간 가량 걷는 것은 도움 되지만 그 이상 오래 걷는 것은 오히려 관절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해 염증 반응이 촉진되어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걷기 전에는 반드시 5~10분 정도 스트레칭을 통해 무릎이나 허리 관절을 이완해야 한다.
대퇴골과 경골을 연결하는 무릎 관절에는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있다. 지속해서 관절을 사용하면 관절 사이에서 완충 역할을 하던 연골이 점점 닳아 연골이 사라져 뼈와 뼈가 맞닿게 된다. 이러한 과정에서 염증이 생기고 통증도 유발한다.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어 생기는 질환으로, 뚜렷한 원인이 없이 관절을 많이 사용하거나 오래 사용하면 나타난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2023년 퇴행성관절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430만명 중 50대 이상 환자는 387만명으로 90% 정도된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주로 무릎 안쪽이 닳기 때문에 다리가 점점 오다리처럼 휘게 된다. 초기에는 무시하고 지나갈 정도의 가벼운 증상이 있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나중에 걷기조차 어려운 경우가 있으므로 조기 진료가 필요하다.
초기에는 자세 교정, 약물 치료, 국소 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충분하다. 하지만 관절염이 심해 비수술적 방법으로 증상의 호전이 없으면 관절경수술 절골술 인공관절 치환술 등 수술적 치료를 한다.
이 교수는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가 주요 원인인 만큼 먹을 것을 조심해야 하거나 하는 것은 없다"면서 “다만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다. 체중이 늘면 관절이 받는 부담도 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무리한 동작의 반복, 좋지 않은 자세 등이 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근육을 강화하고 관절 운동 범위를 유지하는 것은 관절염 예방에 필수적인 요소다. 걷기가 힘들다면 관절에 부하가 적은 수영, 실내 자전거와 함께 스트레칭을 하면 도움이 된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