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선거 부정 혐의에 자녀 학교폭력까지
성남시의회 국힘 ‘위기’
“지방자치 근간 흔들어”
경기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장선거 부정행위 혐의로 검찰에 무더기 송치되고 자녀 학교폭력 사태에 휘말리는 등 위기상황에 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자치 근간을 흔드는 행위라며 의장과 해당의원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성남시의회 민주당협의회는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국민의힘 의원 16명이 검찰에 송치된 것에 대해 “이번 사건은 지방자치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며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행위”라며 “해당 의원들은 시민 앞에 사죄하고 불법행위로 당선된 이덕수 의장은 책임을 통감하고 스스로 합당한 거취를 표명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6월 26일 이덕수 국민의힘 의원이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의 비밀투표 위반 정황을 포착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고발된 시의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한 결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장 선거 당시 자신의 기표지를 촬영한 뒤 단체 채팅방에 인증사진을 올리는 등 비밀투표 원칙을 어긴 혐의를 확인, 검찰에 송치했다.
성남시의회는 국민의힘 18명, 민주당 14명, 무소속 2명으로 구성돼 있다. 국민의힘 시의원 18명 가운데 이덕수 의장 등 2명은 경찰 수사결과 기표지 촬영 및 단체방 공유에 참여하지 않아 무혐의 처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소속 A시의원이 이날 탈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A의원은 자녀가 학교폭력 사안에 가해 학생으로 연루된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 17일 사과문을 배포해 “부모 된 도리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제 책임이 크다”며 “피해 학생과 가족들, 시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해당 지역구 당협위원장인 안철수 의원은 A의원에게 출당 명령을 내렸고 국민의힘 경기도당과 성남시의회는 이날 탈당 처리를 완료했다. 이에 따라 성남시의회는 국민의힘 17명, 민주당 14명, 무소속 3명으로 재편됐다.
앞서 성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학생 4명이 한 학생을 상대로 공원에서 과자와 모래를 섞어 먹이고 게임 벌칙 수행을 이유로 몸을 짓누르는 등 폭력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당국은 해당 사건 조사에 나서 학교폭력 사실을 확인한 뒤 최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들에게 서면사과와 학급교체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와 관련 성남시의회 민주당은 “A의원은 시민 요구에 맞게 자진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며 “자진사퇴를 하지 않는다면 윤리위 제소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