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두 야당…검찰개혁도 따로?
민주당 “지민비조로 함께”
혁신당 “경쟁·협력 유지”
탄핵·장외 집회 놓고 이견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사이 10.16 재·보궐 경쟁의 후유증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민주당이 정권심판을 위한 단합을, 혁신당은 경쟁과 협력을 강조하며 엇갈린 입장을 드러냈다. 특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김건희 여사 불기소와 관련한 정국 대응을 놓고도 상당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정가에선 지방선거를 계기로 호남을 교두보로 독자세력화를 꾀하는 혁신당의 진로에 대한 양당의 입장차가 현실화 된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 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21일 최고위 회의에서 “10.16 재·보궐 선거 참여를 계기로 민주당 일부 인사 또는 지지자들의 조국혁신당 조롱과 공격이 거칠어지고 있다”면서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조 대표는 “민주당이 유일하게 수권 능력과 규모를 갖춘 제1당이지만 12석짜리 작은 정당이라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도 했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과 관련해 조국혁신당의 출마가 ‘야권 분열’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10월 재보선 지원단장을 맡은 황명선 조직사무부총장은 20일 “이번에 나타난 민심은 민주당에는 지역 현장과 중심 역할을, 혁신당에는 정책 중심과 쇄빙선의 역할을 충실히 하라는 것”이라며 “지난 총선에서 혁신당의 선거 전략이었던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혁신당)는 틀린 방향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중심으로 윤석열정권 심판을 위해 함께 하고, 호남 등 지역에서 ‘지역독점체제’ 등의 비판은 접어야 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은 발끈했다. 조 국 대표는 “4월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은 것은 야당과 국민의힘 1대 1 구도를 만들기 위한 자발적 결정”이라며 “10월 재보선에서도 ‘1대 1 구도 만들기’ 약속을 지켰다”고 했다. 조 대표는 이어 “앞으로도 ‘협력과 경쟁’이라는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누구도 조국혁신당에게 지역구 후보를 내지 말라고 강요할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재보선에서 드러난 이견은 ‘김건희 특검’을 둘러싼 정국대응에서도 적잖게 드러난다.
민주당은 김 여사 불기소와 관련해 “검찰을 해체 수준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대 사건”이라면서 검찰총장과 서울중앙지검장,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 등의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11월 2일 서울에서 김 여사 불기소 규탄대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당은 이날 집회가 ‘김건희 특검법’ 추진의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윤 대통령 탄핵 가능성이 언급되는 데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조국혁신당은 ‘검사 탄핵’이 아니라 ‘검찰 해체’를 위한 검찰개혁 4법 통과가 해법이라고 주장한다. 기소와 공소를 유지할 공소청을 두는 공소청법, 중대범죄수사청이 수사를 맡는 중대범죄수사청법 등을 통과시키자는 것이다. 또 오는 26일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검찰해체·윤 대통령 탄핵 선언대회’를 열고, 11월2일에는 대구에서 ‘탄핵 다방’을 열어 탄핵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알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관련해서도 방향이 갈린다. 혁신당은 금투세 폐지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된다면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금투세 시행·유예·폐지의 당론 결정을 지도부에 위임한 상황이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