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철도지하화 사업 본격화

2024-10-23 13:00:02 게재

상부 67㎞ ‘제2연트럴파크’

37개 역사부지는 복합개발

낡은 철길 주변을 단장해 시민들 큰 호응을 얻은 연트럴파크가 서울에 또하나 생길 전망이다.

서울시는 서남권에서 동북권까지 지상철도 전구간을 지하화하는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계획’을 23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서울 도심을 잇는 길이 약 68㎞, 넓이 122만㎢(약 37만평)의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진다. 지하화한 상부는 대규모 녹지공원으로 조성하고 역사부지(171.5만㎢)는 업무시설 상업시설 문화시설이 들어선 지역경제 거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가 도심을 통과하는 철도 지상구간 전체를 지하화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지하화 대상 구간은 길이 68㎞, 넓이 122만㎡(약 37만평)에 달한다. 사진 서울시 제공

현재 서울 시내 철도 지상구간은 6개 노선, 약 71.6㎞로 15개 자치구를 통과한다. 과거 철도는 도시 성장을 견인하는 주요 기반시설이었으며 실제 서울역 영등포역처럼 주요 역사가 위치한 지역은 서울 대표 중심지로 성장했다. 하지만 현재는 소음·진동 등 공해 유발로 인한 삶의 질 저하는 물론 생활권 단절, 주변지역 노후화 등 도시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철도 지하화가 서울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지적한다. 지상철도구간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남권과 동북권을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와 자치구들은 오랜 기간 검토와 추진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제도상 제약과 막대한 사업비, 정치권의 무책임 등이 한데 섞여 번번이 무산됐다. 지자체와 시민 여론이 빗발치자 정부는 올해 1월 ‘철도지하화 및 철도부지 통합개발 특별법’을 제정했고 마침내 실현 여건이 마련됐다. 관련법은 지하화 사업비용을 상부부지 개발이익으로 충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자체들의 제안을 받아 올해 말 선도 사업지를 선정하게 된다. 선도사업으로 선정되면 국토부 종합계획 수립 전 지자체가 기본계획에 착수할 수 있어 사업 진행 속도가 1년 가까이 빨라진다.

서울시가 국토부에 제안할 지하화 구간은 경부선 일대 34.7㎞, 경원선 일대 32.9㎞ 등 총 67.6㎞다. 해당 구간에는 39개 역사가 포함돼 있다.

시가 추산한 지하화 사업비는 총 25조6000억원이다. 경부선 일대에 15조원, 경원선 일대에 10조6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 산정한 상부공간 개발이익은 31조원 수준이다. 계산대로면 별도 예산 투입없이 지하화 실현이 가능하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은 어느 지역보다 철도지하화에 대한 요구가 높고 이로 인해 도시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수 있는 도시”라며 “국토부와 협의를 통해 철도지하화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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