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공천개입 의혹’ 수사 속도
검찰 ‘명태균 폭로’ 강혜경 23일 소환조사
선택적 파일 공개 명씨 상대 추가 압수수색
심우정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해 수사 중”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검찰이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방검찰청 형사4부(김호경 부장검사)는 이날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를 불러 조사한다.
검찰이 수사팀을 보강한 이후 강씨에 대한 첫 소환이다. 검찰은 최근 대검찰청과 부산지검에서 선거와 정치자금 수사 경험이 많은 공안 전문 검사 1명씩을 파견해 수사팀을 보강한 바 있다.
강씨는 지난 대선과 2022년 보궐선거 등에서 여론조사 조작과 김 여사의 공천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을 폭로한 인물이다. 그는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에서 일했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회계책임자이자 보좌관으로도 근무했다.
강씨는 지난 21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도 “명씨가 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당시 후보를 위해 81회에 걸쳐 여론조사를 진행했다”며 “명씨가 조사비용인 3억7000만원을 김 여사에게서 받아온다고 (2022년) 3월 21일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갔는데 돈은 안 받아오고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아왔다”고 증언했다. 지난 대선 기간 윤 대통령에게 제공한 여론조사 대가로 김 여사로부터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당시 명씨가 타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비행기표도 공개했다.
국감장에서는 “국회의원 누가 주나, 명태균이 때문에 김건희 여사가 선생님 그거 하라고 줬는데”라고 명씨가 말하는 녹취 내용도 공개됐다.
강씨는 또 “(명씨가) 저에게 지시를 할 때 ‘일부 이 데이터 손을 대라, 조작을 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앞서 경남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영수증 등 증빙서류를 제출하지 않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강씨를 고발하고 김 전 의원과 명씨 등을 수사의뢰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달 30일에서야 강씨와 김 전 의원, 명씨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의원의 세비 중 9000여만원이 수차례에 걸쳐 명씨에게 건네진 정황이 드러나고 강씨의 폭로까지 더해지면서 사건은 여론조사 조작과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으로까지 확대된 상태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컴퓨터와 통화녹음, 회계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물에는 강씨가 김 전 의원, 명씨 등과 통화한 수천개에 달하는 녹음파일도 포함됐다고 한다.
검찰은 이날 강씨를 상대로 압수수색 등에서 확보한 자료 내용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명씨 주변을 상대로 추가 압수수색도 시도하고 있다. 김 여사와의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대화를 선택적으로 공개하고 있는 명씨는 이런 파일을 2000장 갖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명씨가 소유한 다른 휴대전화나 이를 옮겨 담은 저장매체가 더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심우정 검찰총장은 21일 국감에서 “창원지검에서 최선을 다해 수사하고 있다”며 “필요하면 (인원을) 추가로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의혹이 윤 대통령 부부로까지 확대되는 것에 대해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며 “수사로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특별수사본부 구성 필요성에 대해선 “창원에 주요 참고인과 관련 증거들도 있고 창원에서 오랫동안 수사를 해왔다”며 “창원에서 수사할 수 있도록 인력이든 여러 가지 충분히 지원하면서 수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