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법원 국감
"이재명재판 생중계” … “김건희 형사고발”
주진우 “박근혜·이명박 1심 중계”
정청래 “대통령 부인이 국정농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를 생중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민의힘에서 나왔다. 민주당은 이에 반발하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동행명령거부에 대해 형사고발을 예고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과 서울중앙지방법원 등 17개 법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11월에 있을 이재명 대표에 대한 1심 선고 결과를 생중계해야 된다”며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이 이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박근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서 세 차례에 걸쳐서 1심에서 재판 공개를 했던 전례가 있다”며 “이 대표 사건은 당선무효형인지, 434억원이라는 대선비용을 국가에 다시 돌려줘야 하는 것인지 등이 걸려 있어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라도 선고 생중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 이 대표 스스로도 증거가 조작됐다, 녹취록이 짜깁기 됐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재판 생중계에 동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법원이 균형있는 기준으로 이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야당 대표는 70명의 검사들에게 3년째 탈탈 털리며 정치탄압 희생물로 인식되는 상황”이라며 “법정에 불려가 재판받는 장면을 노출시키라는 것은 굉장히 인권침해적인 주장으로 보인다”고 반발했다.
이어 그는 “이 대표의 재판지연 문제도 지적하는데, 재판이 지연되는 것은 검찰이 수백명의 증인을 제시하고 무리한 수사와 공판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정중 서울중앙지법원장은 “법원 조직법이나 대법원 규칙에 따라 재판장 허가에 의해 판결 선고 시 중계방송이 가능하다”며 “이는 재판 진행 절차에 대한 사안으로 재판부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재판부 허가 사항이자 재량이므로 재판부가 피고인의 의사와 공공의 이익, 피고인의 사익을 비교형량해 잘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즉답을 피했다.
민주당은 김 여사의 동행명령 거부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혐의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출석 동행명령을 거부한 김 여사에 대해 형사고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법사위 국감에 증인으로 채택된 김 여사와 모친 최은순씨가 불출석하자 이들에 대한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진흙탕에 몰아넣기 위한 구태 정치쇼의 전형, 저열하고 폭력적인 정치행태”라고 발끈했다.
정청래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장은 “윤석열·김건희 정권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부인이 국정농단의 한복판에 서 있음에도 국민들의 준엄한 명령을 계속 무시하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망신을 주고 진흙탕으로 국정을 몰고 간 김 여사가 스스로 반성할 일”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동행명령장 수령을 방해한 공무원들과 이에 응하지 않은 장본인(김 여사)에 대해서는 국회법 절차대로 형사고발 조치할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고 밝혔다.
또 민주당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혐의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전현희 의원은 “실상을 보면 김건희 여사는 ‘타짜’라고 할 정도로 주식 실력자다”며 “이런 정황을 다 무시하고 ‘김건희 여사는 주식을 모르는 일반인이다’는 식의 검찰 불기소 결정은 너무나 불공정하고 그래서 정치검찰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지원 의원 역시 “주식 전문가인 손 모씨는 징역 1년을 선고받았고 김건희 여사와 최은순 여사는 23억원을 벌었다”며 “어제 이 자리에서 검찰총장한테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문제를 항고한다고 하면 수사권 행사를 하겠느냐?’고 물었더니 ‘하겠다’고 했다. 항고도 수사인가”라고 윤준 서울고법원장에게 물었다.
윤 원장은 “불기소한 것이 잘못됐다고 판단하면 항고를 받아들여서 재기수사 명령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윤 원장은 재판과 관련한 여야의 공방전과 관련해 “법원을 믿고 조용히 기다려주시면 우리나라 전체가 한 단계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을 텐데, 자꾸 이런저런 압력으로 비춰질 수 있는 행동을 하면 누가 앞으로 법관을 하고 싶어하겠냐”며 “이 자리를 빌어 그런 행태들은 삼가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