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이 이번엔 국회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해당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논의했지만 결국 통과되지 못하고 폐기됐다.

23일 국회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22대 국회에 발의된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은 모두 6개다.

어기구 민주당 의원(충남 당진)이 대표 발의한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특별지원법’을 시작으로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충남 보령서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충남 서산태안), 허종식 민주당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갑), 황명선 민주당 의원(충남 논산계룡금산), 김원이 민주당 의원(전남 목포) 등이 각각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들은 법안 제안이유에 대해 한 목소리로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지할 경우 지역경제에 대한 악영향이 수십조원에 달하고 수만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상실할 것”이라며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의 노동자와 지역주민의 권익을 보호·지원하기 위해 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법안내용도 지구지정, 대체산업, 기금 등 유사하다.

대표발의한 의원들을 살펴보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있다. 누구보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쇄가 지역현안으로 다가온 의원들이 나섰다. 4명이 충남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이고 허종식 의원 역시 지역구에 석탄화력발전소가 위치해 있다. 김원이 의원은 현재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업위) 민주당 간사다.

해당 법안이 지난 21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한 이유는 정부가 에너지 전환 전반에 대한 계획을 우선 내놓아야 한다는 일부 야당의원들의 반대가 있어서다. 지원규모에 대한 정부의 부정적 인식도 한몫 했다.

충남도는 이번 기회에 반드시 특별법을 통과시키겠다는 각오다. 충남엔 2036년까지 폐지되는 석탄화력발전소 28기 가운데 14기가 위치해 있다. 이미 보령시에 위치한 보령 1·2호기가 2020년 폐지됐고 내년엔 태안군에 위치한 태안 1·2호기도 폐지될 예정이다.

충남도 등은 통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무엇보다 여야간 이견이 없기 때문이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일정이 다가오면서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공감대가 정치권에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산업위 소속 허종식 의원실에 따르면 산업위 법안심사소위가 이르면 11월부터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 안에 법이 제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현 정부가 긴축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지원범위와 규모 등이 걸림돌이다. 추가적인 예산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 충남도 관계자는 “21대 국회와 달리 지금은 본격적으로 시간에 쫓기는 상황”이라며 “정부도 큰 방향에 대해선 찬성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설득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