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한동훈 ‘특검법’ 합의안 나올까

2024-10-23 13:00:11 게재

2차 대표회담 공감대

시기·의제 계산 분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차 회동을 갖기로 했다. 최대 현안인 ‘김건희 특검법’ 처리를 위한 변화된 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대표와의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요청에 사실상 선을 그으면서 한 대표가 후속조치에 돌입하느냐가 관건이다.

또 민주당이 11월 2일 ‘김건희 규탄 범국민대회’를 예고한 상황에서 대표 회동 시기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재명 대표는 23일 민주당 최고위 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면담과 관련해 “여러가지 면에서 아쉽고 안타깝다”면서 “상대를 인정하고 협의하고 조정하는 것이 정치인데 존재를 무시하면 정치가 아니라 싸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복원될 수 있는 길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1일에도 윤-한 면담을 거론하며 “한 대표님, 오늘 면담 잘하시고, 기회가 되면 야당 대표와도 한 번 만나기를 기대한다”고 했고, 한동훈 대표는 3시간만에 회담에 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발언하는 이재명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민주당 입장에선 꽉 막혀있는 여야 창구를 재가동해 국정현안, 특히 김건희 특검법의 실질적 발효를 위한 진전을 기대하는 눈치다. 민주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23일 “(대표)회동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다고 했는데 협의 상황을 봐야겠다”면서도 “뭔가 성과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대표가 이제 야당인데, 우리가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결국은 특검법인데 본인이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 10명 중 6~7명이 김건희 특검에 찬성하고 있다”면서 “(한 대표는)국민 눈높이에 맞게 김건희 특검으로 민심을 따르라”고 요구했다. 당 안에선 ‘제3자 특검’ 등 한 대표가 수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특검법을 수정하는 것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친한계(친한동훈계) 의원들이 동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자는 취지로 읽힌다. 의정 갈등이나 금융투자소득세 등 다른 현안에서 한 대표 입장을 최대한 수용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진성준 정책위 의장은 “민주당은 의료대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입법안을 마련하는 등 대안을 모색하겠다”면서 “의료대란부터 위기에 처한 민생경제 회복 방안 등 촌각을 다투는 의제들부터 터놓고 논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대표가 실제 김건희 특검법 등에 대해 기존 국민의힘과 다른 입장을 내놓을지가 핵심이다. 한 대표 측은 민생 정치를 위해 회담에 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회동 의제로 특검법 등을 올릴지는 미지수라는 뜻이다. 민주당이 당정간 간극을 키우려는 행보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대통령에 대한 압박에 동참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한 재선의원은 “전향된 입장이 나오면 좋겠지만 그간 행태를 고려하면 큰 기대를 갖기 어렵다”면서 “특검법 결단이 아니라면 야당 장외집회에 앞선 김빼기 의도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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