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부동산을 보유, 임대수익을 내고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국회의원이 3명 중 1명 꼴이지만 이를 검증할 제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22대 국회의원 임대업 및 관련 심사제도 실태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경실련은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된 국회의원 재산 내역과 국회에 신고된 임대업 신고 자료를 비교·분석해 △주택 2채 이상 △비주거용 건물 △대지 1필지 이상을 보유한 이른바 ‘과다 부동산’ 보유자, 그리고 재산 내역상 임대채무 신고로 전세 임대가 의심되는 경우 등을 추려냈다.

그 결과 본인·배우자 기준으로 115명(본인 기준 77명)의 의원이 임대업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 조사에 따르면 주택 2채 이상 보유자는 55명으로 가액 평균이 15억4000만원, 비주거용 건물 1채 이상 보유자는 68명으로 평균 22억2000만원, 1000만원 이상 대지 보유자는 40명으로 평균 8억5000만원 수준이었다.

임대채무 신고로 전세 임대가 의심되는 국회의원(본인·배우자 명의 중복 제외)은 94명(본인명의 기준 71명)으로 집계됐다.

의원별로는 주택 2채 이상 보유자 중 가장 가액이 큰 사람이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으로 63억여원에 달했고, 박덕흠(54억여원)·서명옥(51억여원) 국민의힘 의원,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38억여원),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38억여원)이 뒤를 이었다.

비주거용 건물 보유자 상위 5명에는 박정 민주당 의원(394억여원), 김은혜(187억여원)·백종헌(140억여원)·서명옥(114억여원) 국민의힘 의원, 김기표 민주당 의원(65억여원)이 꼽혔다.

대지 보유가 가장 많은 인물은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으로 가액이 228억여원에 달했고 주진우(18억여원)·백종헌(14억여원)·박정훈(13억여원) 국민의힘 의원, 이병진 민주당 의원(10억여원)이 뒤를 이었다.

경실련이 국회사무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2대 국회에서 임대업을 신고하고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심사까지 받은 의원은 총 28명이었다. 국민의힘 소속은 곽규택 김기현 김도읍 김미애 박덕흠 배준영 백종헌 서명옥 서천호 이만희 이상휘 이철규 정희용 조배숙 주진우 최수진 한지아 정점식 등 18명, 민주당 소속이 문진석 박민규 박정 서영교 서영석 위성락 정성호 추미애 허성무 이병진 등 10명이었다.

국회법은 국회의원의 영리업무 종사를 금지하지만 본인 재산으로 임대업을 하는 경우, 직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경실련은 “(임대업 신고자 수가) 재산내역을 통해 확인한 임대 의심자 수치와는 큰 차이가 있다”며 신고자들에 대해서도 “신고만 하면 100% 허용되는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임대업 자진신고제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국회의원이 상임위 활동 중 부동산 및 임대업 관련 법안이나 세제 혜택에 개입할 경우, 본인의 임대수익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리심사자문위의 신고·심사기준 공개 △국회의원 임대업 전수조사 및 미신고자 징계 △임대업 국회의원 관련 상임위 배제 △국회의원 부동산 매각 및 백지신탁제도 도입을 촉구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