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휴머노믹스’ 경기글로벌대전환포럼 개막

2024-10-25 10:07:50 게재

김동연 “숫자중심 경제 한계, 사람중심경제로 가야”

러셀 “AI능력 통제해야 …인간과 공존·협력이 과제”

윌슨 “AI는 인류 도덕적 가치 지키는 쪽으로 가야”

‘2024년 경기글로벌대전환포럼(2024 3GTF)’이 24일 고양 킨텍스에서 막을 올렸다. 경기도가 올해 처음 개최하는 이 포럼은 스위스 다보스포럼처럼 매년 주제를 달리해 대전환의 발상이 필요한 글로벌 의제를 다룰 예정이다. 이번 포럼 주제는 ‘AI와 휴머노믹스’로, 세계적 석학과 국제기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25일까지 열린다.

개회사 하는 김동연 경기지사
24일 오전 킨텍스에서 열린 2024 경기글로벌대전환포럼 개막식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날 개회사에서 AI가 주도하는 대전환의 시대를 이끌 새로운 길로 ‘휴머노믹스’를 제안했다. 김 지사는 “AI를 포함한 기술의 진보, 기후변화, 급변하는 국제정치, 세계 경제 질서의 변화가 글로벌 대전환을 만들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각자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이런 시기에 대한민국은 경제 양극화와 불균형, 정치적 갈등과 분열, 대결로 치닫는 남북관계에 이르기까지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쌓여가고 있지만 중앙정부는 문제 해결 의지도, 역량도 부족하기 때문에 경기도가 나섰다”고 포럼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 저희가 제시하는 새로운 길, 해법의 핵심에는 ‘사람 중심 경제’ 휴머노믹스가 있다”면서 “양적 성장만을 목표로 달려온 ‘GDP 중심 경제’(숫자 중심 경제)는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 이제는 사람 중심, 사람 중심 경제, 휴머노믹스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휴머노믹스 실현을 위한 경기도 4대 전략으로 기회경제 돌봄경제 기후경제 평화경제를 제안하고 △미래성장동력 New ABC(Aero space(항공우주 산업) Bio(바이오) Climate tech(기후 테크)) 육성 △광역지자체 최초 ‘경기도 간병SOS 지원 프로젝트’ 추진 △‘경기 RE100 비전(기후정책)’ 같은 도의 주요정책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김 지사는 “오늘 포럼을 계기로 휴머노믹스를 위한 협력과 연대, ‘글로벌 휴머노믹스 네트워크’를 제안한다”면서 “단순한 정부와 정부, 지방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이 아닌 연구자 학자 기업인 청년 등을 아우르는 혁신가 모두의 연대와 협력으로 이 자리를 이어가자”고 말했다.

개회사에 이어 ‘AI 교과서’로 불리는 ‘인공지능: 현대적 접근방식’의 저자이자 UC버클리대 컴퓨터과학 교수인 스튜어트 러셀 교수와 휴머노믹스 개념과 원리를 정의하고 발전시킨 채프먼대학교 경제학·법학 교수인 바트 윌슨 교수가 ‘AI, 성공한다면?’과 ‘왜 휴머노믹스가 중요한가?’에 대해 각각 기조연설을 했다.

러셀 교수는 “AI의 능력을 통제하지 못하면 상상하지 못한 다른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며 “미래의 AI와 인간 사이의 관계는 단순한 기술적 도전이 아니라 공존과 협력이라는 더 깊은 과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윌슨 교수는 “역사적으로 경제발전은 아담 스미스가 말한 것처럼 인간의 이기심 때문이 아니라 도덕적 감성과 윤리적 행동이 동기부여가 됐다”면서 “AI는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인류의 도덕적 가치를 지키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이것이 휴머노믹스”라고 강조했다.

기념촬영하는 참석자들
24일 오전 킨텍스에서 열린 2024 경기글로벌대전환포럼 개막식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스튜어트 러셀, 피터 노빅, 바트 윌슨, 참석 내빈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제공

기조연설에 이어 김동연 지사는 개막 대담 좌장을 맡아 ‘AI시대, 왜 휴머노믹스인가?’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피터 노빅 스탠포드 인간중심 AI연구소 특별교육 연구원과 기조 연설자 2명이 대담자로 참여했다. 이들 네 사람은 휴머노믹스가 정치적 혼란, 경제적 불평등, 사회적 차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제로 얼마나 효과적인지, 사람 중심 AI, 휴머노믹스를 실현하기 위한 정부, 기업, 전문가 각각의 구체적인 역할과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 지사는 특히 러셀 교수에게 “우리가 갖고 있는 AI에 대한 목표나 생각들에 대한 발표가 인상 깊었다”며 “우리가 AI의 발달을 통해 얻어야 하는 목표는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러셀 교수는 “AI가 우리가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인간적으로 달성하게 해주는 것이 목표”라며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이 사회적 압력이나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기 때문에, AI가 더 나은 가치를 추구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답했다.

2024 경기글로벌대전환포럼은 25일 메인세션으로 열리는 리더스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한다.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UN ESCAP), 이클레이, 스탠포드 인간중심AI연구소, 네이버 등 각 분야 대표가 참석해 ‘AI시대 휴머노믹스를 위한 글로벌 연대와 협력 방안’을 주제로 토론을 벌인 뒤 선언문을 채택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동시에 열리는 ‘대한민국 첨단기술대전’을 관람할 수 있다. 25일에는 ‘대한민국 AI국제영화제’도 함께 열린다. 이밖에 찾아가는 관광홍보관, 기회경제 체험·전시, AI실증지원기업 체험·전시 등 각종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곽태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