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제2의 독도’ 만난다

2024-10-25 13:00:03 게재

은평구 녹번천에 1/100 크기로 조성

일본에 맞서 ‘내 곁의 독도’ 프로젝트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그리고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의 고유 영토이다.” “우리는 영토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하나 되어, 어떠한 도전과 시련에도 굳건히 맞설 것을 다짐한다.” “우리는 독도에 대한 왜곡된 정보와 주장에 대하여 명확한 사실과 진실을 알릴 것이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이 녹번천 내 독도 조형물 설치를 포함한 내 곁의 독도 프로젝트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은평구 제공

24일 서울 은평구 응암동 불광천 미디어센터. 북한산에서 발원해 홍제천을 거쳐 한강으로 합류되는 불광천과 지천인 녹번천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공간이다. 3년 뒤인 2027년 ‘독도의 날’에 서울 도심 속 ‘독도’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날 ‘독도를 사랑하는 은평구 주민’이 모여 독도 수호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녹번천에 들어설 독도 조형물을 인공지능으로 구현한 모습. 사진 은평구 제공

25일 은평구에 따르면 구는 독도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전국 최초로 하천 내에 ‘제2의 독도’를 만든다. 실제 독도 크기 1/100 규모 조형물이다. 길이 10m, 폭 4.3m, 높이 1.4m로 예정하고 있다. 김미경 구청장은 “일본에서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고 국내에서도 명쾌하지 않은 이유로 독도 조형물이 철거되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우리 땅을 지키는 데 지자체가 앞장서야 한다는 절절한 마음으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제2의 독도가 들어설 곳은 불광천과 녹번천 합류부 지점이다. 1984년 복개됐는데 곧 복원을 앞두고 있다. 은평구는 ‘독도의 날’을 하루 앞둔 24일 조형물 설치와 함께 도시 전체가 하나 돼 독도에 대한 일본 영유권 주장에 맞서는 ‘내 곁의 독도’ 프로젝트를 펼쳐가겠다고 밝혔다. 1900년 10월 25일 독도를 울릉도 부속 섬으로 정하는 대한제국 칙령이 제정됐다.

은평구는 특히 지역이 항일운동에 앞장섰던 지사들의 터전인 만큼 독도 지킴이로 나서는 게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일장기 위에 덧그린 태극기를 제작한 백초월 스님, 신흥무관학교 교장을 역임한 윤기섭 선생, 유관순 열사와 함께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됐던 여성 독립운동가 권애라 지사 등이 은평구와 연고가 있다.

매년 30만명 이상 관광객이 방문하는 북한산 한문화특구와 한옥마을에서 이어지는 불광천이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했다. 여러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할 정도로 친숙한 지역 대표 자원으로 주민들이 매일같이 찾는 인기 산책로다. ‘주민들이 사시사철 산책하면서 만날 수 있는 독도’를 구상했다. 다만 우기때 안전 등을 고려해 불광천 상류부 녹번천으로 위치를 살짝 옮겼다. 마침 불광천과 합류되는 0.48㎞ 구간 복원 공사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복원이 마무리되는 시점이면 주민들은 녹번천변을 걸으며 작은 독도를 만날 수 있다.

은평구는 새롭게 선보일 독도 조형물이 우리 땅의 역사와 아름다움을 알리는 교육의 장이자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치원부터 초·중·고교까지 104개에 달하는 학교와 연계해 안보·역사교육에 활용하는 동시에 서울을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독도는 우리땅’임을 천명할 계획이다.

조형물을 설치하기 전까지 불광천 신사교에 설치된 ‘미디어 브릿지(Media bridge)’를 통해 독도 영상을 일상적으로 공유할 예정이다. 주민참여예산을 활용한 독도 지킴이 활동도 계획 중이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하루 1880명밖에 방문할 수 없는 독도 탐방을 대신해 시민들에게 독도의 가치를 전하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며 “독도 수호 의식을 고취시키는 지역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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