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자기주식취득 공개매수 성공
최윤범 우호지분 35.4%
MBK연합 주총 요구할 듯
고려아연이 우군인 베인캐피털과 함께 진행한 자사주 공개매수에서 총 11.26% 지분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각 방침인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수와 별도로 베인캐피털이 진행한 공개매수만을 통해서는 지분 1.41%에 해당하는 고려아연 주식을 매수했다. 고려아연측 우호 지분은 기존 33.99%에서 35.4%로 높아지게 됐다.
고려아연은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에서 23일 마감한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총주식의 11.26%인 233만1302주를 샀다고 밝혔다. 당초 고려아연 측은 MBK 연합보다 높은 89만원의 공개 매수가를 제시해 유통주 대부분에 해당하는 최대 약 20% 지분을 매수함으로써 MBK 연합의 공개매수를 저지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MBK 연합이 14일 먼저 끝낸 공개매수에서 5.34% 지분을 먼저 확보함으로써 시중 유통물량이 감소해 고려아연 측이 목표한 최대치보다 공개매수에 응한 청약이 적었다. 구체적으로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로 9.85% 지분(204만30주)을, 베인캐피털은 1.41% 지분(29만1272주)을 각각 확보했다.
자사주는 원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고, 고려아연은 앞서 계획한 대로 이번에 사들인 자사주를 모두 소각할 방침이다.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은 33.99%에서 35.4%로 높아졌고, MBK 연합은 앞선 공개매수로 38.47%까지 지분을 높여 양측 지분 격차는 약 3%에 이른다.
고려아연이 사들인 자사주 소각이 이뤄지면 모수가 작아져 MBK 연합측과 최 회장측 지분이 각각 약 43%, 40%로 높아지는 효과가 발생하지만 양측 모두 과반 지분 확보에는 실패했다. 따라서 향후 장내 매수 및 우호 지분을 통한 지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MBK 연합은 고려아연측 공개매수 결과가 나오면 조속히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해 경영권 확보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져 공개매수를 통한 지분 확대전을 거쳐 본격적인 주총 의결권 대결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28일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에 대해 “다수 주주들이 최 회장 개인 경영권 유지 목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