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위기속 컬러강판 수출 호조
1~3분기 전년대비 16.5%↑ ‘2010년 이후 최대’ … 미국 유럽 인도 증가
철강산업의 유례없는 위기 속에도 국내 컬러강판업계가 올해 역대 최대 수출실적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유럽 등 선진국과 인도 등 신흥국에서 고르게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
28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컬러강판 수출량은 108만9000톤으로, 전년 동기(93만5000톤)보다 16.5% 늘었다. 지난해 연간 수출실적 122만9000톤의 약 90% 수준이다.
현재 추세라면 연말 수출규모가 150만톤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다.
지역별 수출실적을 살펴보면 판매단가가 가장 높은 북미지역에서 21만4000톤을 수출했다. 전년동기대비 23.2% 증가한 수치다. 미국은 11만9000톤, 캐나다는 9만5000톤으로 각각 20.1%, 27.3% 증가했다. 우리나라 전체 컬러강판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9%에 이른다.
멕시코로의 수출은 12만6000톤으로 7.0% 감소해 대조를 보였다. 하지만 대멕시코 수출비중은 11.5%로 여전히 국가별 1위 자리를 지켰다.
유럽으로의 수출도 호조세였다. 유럽연합(EU) 27개국과 영국을 포함한 대유럽 컬러강판 수출은 전년보다 33.1% 증가한 총 26만6000톤을 기록했다. 특히 영국으로의 수출이 19.5% 증가했고, 폴란드 벨기에로의 수출도 각각 42.1%, 3.8% 늘었다.
신흥국인 인도와 베트남으로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각각 7.2%, 5.3% 증가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건설분야 등 국내시장 컬러강판 수요가 부진하니 이를 만회하고자 수출에 총력을 기울여왔다”며 “지난해 부진했던 유럽향 수출이 기저효과로 증가했고, 철강수요 성장세를 보이는 인도 등 신흥국 수출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수출호조세와 달리 수익성 측면에선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내외 컬러강판 가격이 꾸준히 하락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3분기 들어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해외 판가 책정에 악재로 작용했다.
1~3분기 컬러강판 평균판매단가(ASP)는 톤당 1362달러 수준으로, 전년 동기대비 3.7% 떨어졌다. 최고치였던 2021년 4분기 톤당 1918달러와 비교하면 29.0% 급락했다.
철강업계 내부에선 4분기들어 수익 반등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환율은 7월 이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가전과 건자재용 컬러강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 비중을 늘리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편 국내 철강업계는 건설경기 등 산업부문 침체 장기화와 중국산 저가 수입재 증가로 애로를 겪고 있다.
현대제철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5조6243억원, 영업이익 51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0.5%, 77.4% 감소했다. 순손실은 162억원으로 적자 전환됐다.
같은기간 동국제강은 매출 8386억원, 영업이익 215억원으로 각각 22.3%, 79.6% 줄었다. 순이익은 84% 감소한 95억원을 기록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