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도 연간 순익 ‘3조클럽’ 가입 전망
3분기 9천억원, 올 누적 2.7조원
KB·신한금융, 연간 5조원대 넘봐
고금리로 이자이익 증가는 부담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경영실적이 해마다 최고치를 넘어서는 가운데 우리금융도 연간 3조원 순이익 대열에 들어설 전망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4분기 실적에 따른 변수는 있지만 사상 처음 5조원대 순익도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이들 금융그룹의 순이익 원천이 이자이익에 기대고 있다는 지적은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25일 경영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9036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2조6591억원으로 연간 3조원대 실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올해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인 2조5063억원을 초과 달성하면서 연간 당기순이익 3조원을 향한 순조로운 행보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또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합쳐 올해 누적 순영업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7조9927억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신한금융도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신한금융은 3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238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조1921억원)보다 3.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익이 3조9856억원으로 4분기 실적에 따라 5조원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신한금융은 “일회성 손실 영향에 따라 전분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지만, 이자이익 성장과 안정적 비용 관리를 통해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KB금융도 24일 실적을 발표하고 역대 최대 수준의 순이익을 거뒀다고 했다. KB금융은 3분기 1조6140억원 순익과 함께 누적 4조3953억원으로 4분기 실적에 따라 5조원 돌파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만약 KB금융이나 신한금융이 올해 연간 순이익 규모 5조원을 돌파할 경우 지난해 KB금융이 거둔 역대 최대(4조6319억원)를 넘어서 단일 금융그룹 최초 ‘5조원 클럽’이 탄생하는 셈이다.
29일 발표하는 하나금융도 높은 실적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추정치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3분기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서고, 누적 3조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들 금융지주사의 역대급 실적이 고금리를 기반으로 이자이익에 기댄 것이어서 ‘이자장사’라는 비판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신한금융의 경우 계열사인 신한투자증권이 파생상품 투자를 통해 1300억원대 손실을 내면서 3분기 168억원의 순손실을 봤지만 신한은행 등의 이자이익이 늘어나면서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신한금융은 3분기 이자이익만 2조8550억원으로 2분기 대비 1.2%, 올해 누적 8조49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은 올해 누적 순이자마진(NIM)이 전년도 동기보다 0.02%p 감소해 이자장사라는 데는 선을 그었다. 신한금융은 “누적 대출자산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도 상반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보상 등에 따른 충격에도 불구하고 국민은행을 중심으로 대출 절대규모가 늘어나면서 이자이익이 증가했다고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로 가산금리를 높게 책정하는 등 이자이익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은 맞다”면서도 “비이자이익 확대와 해외부문의 실적개선 등을 통한 수익구조의 다변화는 여전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