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중증 피부질환 ‘새 치료법’나와

2024-10-29 13:00:01 게재

이상은-배상수 교수팀, 돌연변이 자연복원 피부세포 이식치료

희귀중증 유전성 피부질환에 대한 새 치료법이 국내 처음으로 보고됐다. 돌연변이 자연복원 피부세포 이식치료법이다.

29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이상은 연세대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와 배상수 서울대의대 생화학교실 교수로 구성된 연구팀은 ‘이영양형 수포성 표피박리증’(RDEB)환자를 대상으로 자가 피부 이식을 통해 만성 궤양 치료에 성공했다. 이 증례보고는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피부과 학술지인 ‘JAMA Dermatology’(IF=11.5) 2024년 9월호에 실렸다.

이상은 교수 배상수 교수

RDEB는 유전자 결함으로 피부에 존재하는 7형 콜라겐 형성이 원활치 않아 피부와 점막이 손쉽게 손상되고 만성적인 피부상처를 안고 살아 가게 되는 대표적인 희귀 중증 유전성 피부질환이다. RDEB를 겪는 환자들은 아물지 않는 피부상처 때문에 반복적으로 2차 감염과 통증에 시달린다.

수포성 표피박리증 환자에게 간혹 돌연변이 자연복원 현상이 발생한다. 표피와 진피를 연결하는 기저막대에 결핍됐던 단백이 회복돼 피부를 문질러도 수포와 상처가 일어나지 않는 정상적 외관의 작은 섬처럼 관찰된다.

연구팀은 30세 여성 중증 RDEB 환자 팔 부위에서 수포가 발생하지 않는 손바닥 크기 정상 피부를 발견하고 해당 부위의 세포에서 RNA 분석을 통해 자연적으로 유전자 결함이 교정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돌연변이 자연복원 현상이 일어난 팔 피부에서 2mm 크기 조직을 40~50개 정도 채취한 후, 환자 몸에서 가장 심각했던 등 부위의 만성궤양에 8차례 이식 했다.

치료시행 2~6주 사이에 이식된 조직은 빠르게 재생되었고 주변 피부까지 재생과정이 일어나, 재상피화된 영역이 이식 부위 대비 최대 360% 초과하였음을 관찰했다. 이식 부위는 15개월 동안 재발 없이 유지됐고 환자는 통증 감소와 삶의 질 개선을 경험했다.

이 교수는 “돌연변이 자연복원이 일어난 세포는 자가 치료 플랫폼으로서 강력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배 교수는 “향후 유전자 교정을 통한 치료법 개발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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