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집단지성과 집단착각
지난 수 십 년 동안 산업사회에서 4차산업혁명의 지식정보화사회로 빠르게 변화되어왔다. 새로운 사회에서는 지식이나 정보의 생산, 유통, 소비의 양이 현기증이 날 정도로 방대하고 빠르다. 아무리 천재라도 한 사람이 모든 것에 통달하기가 쉽지 않다. 지도자나 경영자에게 시스템 장치나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 직관력, 통찰력, 그리고 종합하는 마음(synthesizing mind)에 대한 소양이 중요한 이유이다.
4차산업혁명 시대 집단지성 중요성 커져
‘우리는 나보다 강하다’로 상징되는 집단지성은 경영사상가이자 혁신의 대가로 알려진 리드비터(Charles Leadbeater)에 의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집단지성은 목표의 공유, 구성원들 간의 소통과 협력, 지식이나 정보의 조합과 연결 등이 원활할 때 훌륭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구글의 탄생 배경에는 구글 이스라엘 연구소 여자직원의 아이디어가 있었다는 것은 유명하다. 소수의 엘리트층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많은 수의 대중들이 더 똑똑해서 현명한 의사결정, 문제해결, 혁신 그리고 미래예측에 보다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대중의 지혜가 발휘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다양한 계층이나 사고의 소유자여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독립성이 보장되는 게 중요하다. 위키피디아나 콜래보노믹스(collabonomics)등이 집단지성의 장점을 활용하는 시스템들이나 이론이다.
집단지성에 반하는 집단사고나 집단착각이라는 현상이 있다. 집단사고란 토론이나 논쟁을 통해 좋은 결정을 도출하기 보다는 한 방향으로 쉽게 의견이 모이는 현상을 말한다. 집단사고는 사회심리학자 재니스(Irving Janis)가 그의 저서 ‘집단사고에 의한 희생들(Vctims of Group Thinking)’에서 강조한 개념이기도 하다. 집단사고보다 더 피해야 할 사고의 유형이 집단착각(collective illusion)이다. 하버드대학교 신경과학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진 로즈(Todd Rose)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우리가 실제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여러 사람들이 좋다고 하면 괜찮다는 착각이 들거나, 모두가 그렇다고 할 때 ‘아니요'라고 말을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과 언행을 조율하고 싶은 충동 즉 사회학자들이 말하는 순응편향(conformity bias)에 갇히기 쉬운 현상을 말한다. 우리 국민들이 이 함정에 갇히게 되면 국민들 간의 갈등은 커지고 갈등비용은 천문학적 숫자에 이른다. 한국의 갈등수준은 OECD국가 중에서 상위에 올라있다.
집단착각 함정에서 벗어나 상생협력으로 가야
현실의 세계에서는 많은 경영자들이나 국가지도자들은 집단지성의 장점을 활용하는 전략을 만들지 않고 집단사고나 집단착각의 함정에 갇혀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념대립, 지역갈등, 진영논리의 함정 때문에 집단사고나 집단착각의 함정은 깊어지고 옳고 그름의 관점이 약해지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산업사회에서는 일과 사람의 관점이 절대적으로 중요했지만 지금의 사회에서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조직, 조직과 조직, 사람과 기계의 관점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사회적 자본의 가치들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래서 세계 경제학자들이 2000년대 초에 브라질에서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의 기준으로 신뢰성(Trust), 도덕성 또는 진실성(Integrity), 단결성(Solidarity), 개방성(Openness) 등 4가지를 제시하였다.
예를 들면 여당과 야당이, 보수와 진보가, 고용주와 노동자가, 대기업과 중소협력사가 다양성을 가지고 개방적인 태도로 상호 존중하는 마음으로 독립성과 단결성을 발휘하면서 전체의 시너지를 극대화시켜야 한다. 이기심이 아닌 통합의 마인드, 경쟁이 아닌 협력의 마음을 키워가야 한다. 상생의 틀을 만드는 것에 전략적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상생협력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며 21세기의 중요한 경쟁전략 나아가서는 경영전략이 되고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한다.
한국산학협동연구원 이사
전 코스닥위원회 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