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도시 광주 동구, 한강 열풍에 ‘재조명’
책 읽는 도시 만들기 안착
노벨평화상·작품상 밑바탕
광주광역시 동구가 추진 중인 ‘책 읽는 도시 만들기 사업’이 한 강 작가 열풍으로 새롭게 재조명받고 있다. 특히 광주 출신 한 강 작가가 ‘책을 많이 읽고, 책을 많이 사는 광주’를 소망하면서 이 사업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책 읽기 사업은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한 ‘인문도시 동구’의 핵심 사업이다.
28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올해로 5년째 맞는 책 읽는 사업은 다양한 독서공동체가 주체가 돼 함께 책을 읽고 공감대를 만드는 주민 독서운동이다. 지난 2021년부터 해마다 4000여 권을 지원한 게 어느덧 1만4000여 권에 이르렀다. 동구 주민(10만6354명, 9월 기준) 7.5명 중 1명이 책에서 삶의 지혜를 얻고 있는 셈이다.
앞서 동구는 2018년 인문도시정책과를 신설하고, 2년 뒤 인문도시 조성과 독서문화 진흥을 위한 조례를 제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의 책 및 주민 권장도서 선정 △지역 책방 연계 권장도서 지원 및 독서 운동 △찾아가는 독서교실 운영 및 독서활동가 양성 △주민과 함께하는 열린 독서문화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유아와 어린이, 청소년과 성인 등 4개 부문별로 선정한 올해의 책과 주민 권장 도서 80권은 동구와 협약을 맺은 광우서점 등 지역 10개 책방이 함께하고 있다. 여기에 독서공모전과 찾아가는 독서교실 등을 연계하면서 주민 참여가 꾸준히 늘고 있다. 독서공모전 참여자는 2020년 280여 명에 불과했으나 올해 950여 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또 찾아가는 독서교실에 4년 동안 6000여 명이 참여했고, 독서 동아리가 40여 개나 생겼다.
이처럼 책 읽는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인문도시 근간도 단단해졌다.
인문도시는 지역 특성을 반영한 도시 발전 전략이다. 동구는 5.18민주화운동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과 충장로, 금남로 등 사적지가 즐비하다. 또 광주를 상징하는 무등산이 있고, 서석초등학교 본관 등 국가등록문화재도 10여개에 이른다. 여기에 남종화의 대가 허백련 예술혼을 기리는 미술관 등이 있다.
광주 근현대사를 잇는 인문학적 유산은 ‘민주 인권 평화 나눔’의 정신으로 승화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과 한 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의 밑거름이 됐다는 게 광주 동구의 설명이다. 특히 사람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나 사상, 문화 등을 연구하는 인문학은 인공지능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그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고 있다. 인문도시 동구는 이런 산업혁명 변화 추세를 감안해 ‘정신적으로 풍요롭고 따뜻한 공동체 속에서 행복한 삶’을 지향하고 있다.
광주 동구는 풍요로운 삶을 위해 관광과 인문도시를 접목했다. 이에 따라 무등산에서 인문 축제를, 충장로에서 충장축제 등을 열고 있다. 특히 광주시민이 가장 많이 찾는 무등산과 20~30대가 북적이는 동명동, 그리고 무등산과 동명동 중간에 있는 지산유원지 개발을 통해 관광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임택 광주 동구청장은 “지난 6년 동안 인문도시 광주 동구를 만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면서 “인문도시를 활성화해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동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