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50·60대 ‘지금은 운동시대’

2024-10-31 13:00:02 게재

갱년기 여성 함께 운동하며 만성질환 예방

체조협회와 협업 통해 신체활동 지원

“배꼽이 중앙에 있어야 해요. 허리가 돌아가면 안돼요. 이렇게 엉덩이 옆 근육을 키우는 게 중요합니다.” “종아리가 너무 당기는데요?” “무릎만 펴도 그럴 거예요.”

서울 송파구 방이동 송파구보건소. 업무를 마친 공무원들이 이수정 송파구체조협회 회장과 함께 하체근력 강화 운동을 하는 중이다. 다리와 엉덩이 근육을 강화시키는 이 운동을 통해 잘못된 보행습관을 바로잡을 수 있고 근육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어 어깨 근육을 다지는 운동이 이어진다. 팔꿈치를 몸에 붙이고 팔을 바깥쪽으로 벌리는 단순해 보이는 동작인데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앞쪽 화면에 띄워진 막대기 색깔이 회색에서 파란색으로 파란색에서 초록색으로 바뀐다. 참가자들이 운동 강도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치다.

송파구가 갱년기 중년여성들을 위한 맞춤형 운동과정을 마련해 호응을 얻고 있다. 사진 송파구 제공

31일 송파구에 따르면 구는 주민들이 중간 강도 이상 신체활동을 하면서 만성질환을 예방·관리할 수 있도록 건강증진사업 ‘지금은 운동시대’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지역 건강조사 결과를 토대로 마련한 사업이다. 지역 자원 중 주민과 접점이 많은 체조협회와 협업해 재능기부를 이끌어내 더 의미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주일에 150~300분 가량 중간 강도 이상 신체활동을 권장한다. 하지만 송파구에서 실시한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실천율이 28.5%에 불과하다. 여성은 남성과 비교해 6% 가량이 더 낮다. 특히 갱년기로 분류되는 50·60대 여성의 경우 걷기운동을 실천하는 비율이 낮고 비만율과 우울감을 경험한 비율이 높다. ‘지금은 운동시대’에 중년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복합순환운동 비중을 크게 포함시킨 이유다.

복합순환운동은 신체활동이 부족한 갱년기 중년여성을 위한 맞춤형으로 구성했다. 필라테스를 기본으로 근력·유산소 운동을 엮었다. 보건소를 비롯해 거여동 보건지소 등에서 4주 과정 12개 반과 12주 과정 4개 반을 꾸렸다. 평균 120여명이 주 2회 혹은 주 4회 운동에 동참한다. 그 중 한 과정은 구 공무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퇴근시간 이후에 배치했다.

송파구 체조협회가 재능기부로 함께한다. 이수정 회장을 포함해 회원 5명이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 주민들 운동을 돕는다. 이 회장은 “중년여성은 출산 이후 중심 근육이 약해지고 잘못된 자세와 습관으로 인해 근육이 줄어들어 관절 변형과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며 “신체 균형을 맞추면서 일상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50분쯤 진행되는 과정에 최소 12회 이상 참여하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특히 참가자들은 운동을 하는 내내 심박수를 측정하는 기기를 착용한다. 회색부터 파랑 초록 주황 빨강까지 운동 강도에 따라 색깔이 바뀐다. 중간 강도가 어느 수준인지 눈으로 확인하며 운동을 할 수 있는 셈이다. 구 관계자는 “중간 강도 운동에 대한 체감도를 높여 다른 운동을 할 때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나이대에 맞는 운동’ ‘기본기를 다지는 운동’이라며 반색한다. 남정선 건강증진과장은 “그동안 걷기만 했는데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해 새롭게 할 수 있는 운동을 찾고 있었다”며 “호흡법을 배우고 근력운동을 할 수 있는데다 운동능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서강석 송파구청장은 “주민들 신체상황에 적합한 다양한 과정을 마련해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더 많은 주민들이 혜택을 받도록 촘촘한 건강증진사업을 추진해 주민 누구나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전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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