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돈봉투 의혹’ 의원과 출석 조율
국감 끝나자 소환 요구 … 11월 중 조사 마무리 방침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현역 의원 6명과 조사 일정 조율에 나서 주목된다.
검찰은 그동안 해당 의원들에게 6~7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국회의원 총선거와 국회 일정 등을 이유로 1년 가까이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아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지난주 국회 상임위원회 국정감사 일정 대부분 마무리됨에 따라 지난 28일부터 돈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김영호 민병덕 박성준 백혜련 전용기 민주당 의원,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측과 소환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
검찰은 일정 조율을 마치고 다음달 4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이들에 대한 조사를 끝낸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출석 의사가 있지만 불가피한 사정이 생긴 경우 소환 날짜를 미룰 여지가 있지만 별다른 이유 없이 협조하지 않으면 최종적으로 소환일을 정해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말에도 해당 의원들에게 출석을 요구했고 상당수 의원들이 9월말~10월초 나오기로 했다가 여러 사정 등을 이유로 불출석한 바 있다. 소환조사가 1년 가까이 미뤄진 만큼 이번이 사실상 최후통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끝까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는 의원에 대해선 형사소송법에 따라 법원에 체포영장을 청구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현역 의원은 불체포 특권이 있어 회기 중에는 국회의 체포동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야당이 다수인 국회 구조상 표결 통과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원들이 출석에 계속 불응할 경우 검찰이 대면 조사 없이 기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허종식 의원과 이성만 임종성 전 의원이 1심에서 정당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은 만큼 혐의 입증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허 의원 등은 지난 2021년 4월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지지모임에 참석해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팀은 돈봉투 수수 혐의 의원에 대한 대면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국정감사가 마무리된 만큼 의원들이 협조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