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마무리됐다. 이번 국감의 최대 이슈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과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이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와 재판을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여야 초선 의원들로부터 국감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주>

“국민의 명령을 따라 특검을 하는 것밖에는 답이 없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수사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잇단 불기소 처분에서 보듯 검찰의 수사 의지를 믿을 수 없다는 것. 특검을 통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얘기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초기 수사를 직접 지휘했던 이 의원은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지난 4.10 총선에 출마해 전주시을에서 당선됐다. 그는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서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비판해 주목받았다. 지난달 31일 여의도 의원회관에서 이 의원을 만났다.

●국감에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강하게 비판했는데

검찰의 불기소 처분의 출발점은 ‘김건희는 아마추어다’라는 건데 그가 주식 전문가라는 증거는 많다. 2018년 인터뷰에서 스스로 1990년대 말 IT호황 때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도 했다. 그런데 아마추어라는 게 말이 되나.

검찰이 법과 원칙에 따라 증거에 의해 판단했다고 했는데 증거를 보면 그렇지 않다. 가장 결정적인 게 주가조작범들이 ‘3300(원)에 8만개 때려달라 해주셈’ 등의 문자를 주고받고 7초만에 김 여사 계좌에서 문자 내용과 똑같이 매도가 이뤄진 거래다. 법원에서도 통정매매로 인정됐다. 하지만 검찰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어떤 식으로든 김 여사에게 요청했을 것이라고 추정하면서도 시세조종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결정했다.

원래 주가조작 사건에서 모든 증거가 명백히 드러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공범이라고 진술하는 경우도 드물다. 그럼에도 법원에서는 합리적인 추론을 통해 판단한다. 실제 자신은 시세조종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하고 공범들도 ‘이 사람은 몰랐을 것’이라고 진술했지만 유죄를 선고한 판결도 있다.

기존 판례도 그렇고 경험칙이나 논리칙에 비추어서도 김 여사에 대해선 100% 기소했어야 한다.

●검찰이 명품백 수수 사건에 대해서도 불기소 처분했는데

불기소결정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 검찰이 최재영 목사가 요청한 국정자문위원이라는 직책이 있는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청탁이 이뤄진 게 아니라고 봤는데 최 목사나 김창준 전 미 하원의원은 모두 미국에서 오랫 동안 살았던 사람들이다. 가령 문화재청이 최근 국가유산청으로 바뀌었는데 ‘문화재청장을 시켜달라’고 하면 청탁이 안되는 건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국민경제자문회의 등 국정자문과 관련한 직책도 많다.

검찰은 또 김 여사가 선물을 받을 때는 최 목사의 청탁을 예측할 수 없었다는 점을 불기소의 이유로 들었다. 선물 주는 현장에서 청탁을 해야만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보겠다는 게 말이 되나. 도이치주가조작 사건이나 명품가방 사건을 보면 정말 검찰이 ‘봐주고 싶어서 미치겠다’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번에는 공천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윤 대통령의 육성까지 공개됐는데 이와 관련한 검찰 수사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검찰이 명품백 사건을 불기소하면서 우리나라 법치주의 사망을 선언했다고 생각한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불기소하는 것을 보면서 이제 검찰은 해체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런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겠나. 그렇지 않아도 용산에서는 별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나. 윤 대통령이 검찰에 있었다면 이 정도로 국민적 관심이 모아지는 사안은 벌써 서울로 올려 보내 수사했을 거다. 특검밖에 답이 없다.

●김건희 특검법 표결이 14일 예정돼 있는데 어떻게 전망하나.

이번에는 용산에서 거부권을 행사해도 국회에서 재의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지난 특검법 부결 당시 감표위원을 했는데 여당도 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 여당 의원들을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밖에서 보는 것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그래도 부결될 경우에는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민주당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설특검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상설특검은 기간이 짧고 큰 사건을 수사하기에는 규모가 작다. 공천개입이나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 등은 결국 특검을 통해 수사해야 한다. 이번에 재의결되리라 보지만 부결되더라도 민주당은 국민의 명령에 따라 계속해서 특검법을 추진할 것이다. 국민의 70% 가까이 특검을 원하고 있지 않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1심 선고가 11월 중 잇따라 예정돼 있는데 어떻게 전망하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법조문만 봐도 죄가 안된다는 걸 알 수 있다. ‘김문기를 몰랐다’고 한 게 죄라는 건데 기억을 처벌하는 경우는 없다. 또 국토교통부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는 건 그렇게 느꼈다는 것 아닌가. 기억이나 감정을 처벌하는 경우는 없다.

위증교사 혐의 관련해선 우선 위증했다는 김진성씨의 진술이 너무 자주 바뀐다. 그럴 경우 법원이 진술만 갖고는 위증교사를 잘 인정하지 않는다. 물증으로 통화 녹취록이 있는데 전체 내용을 들어보면 이 대표가 ‘있는 그대로만 얘기해 달라’고 하는 대목이 수도 없이 나온다. 그런데도 법원이 위증교사가 명백하다고 할 수 있겠나.

●의정활동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지난 6월 회유 조작 협박 등 검찰의 잘못된 수사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법을 발의한 바 있다. 검찰의 부당한 수사 정황이 드러나도 자체 조사나 징계를 하지 않으니 특검을 통해 규명해보자는 취지다. 윤석열정부 들어 검찰이 과도하게 압수수색하거나 피의자를 수차례 불러 압박·회유를 통해 진술을 조작하는 등 여러 수단을 악용해 수사하고 있다. 공포 수사다. 출입금지를 악용하기도 한다. 휴대폰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고 출금 조치한 경우도 있다.

이재명 대표 위증교사 사건 증인인 김진성씨의 경우 검찰이 그의 백현동 개발비리 연루 의혹에 대해선 수사하지 않고 있다. ‘진술 담보용’으로 사건을 갖고 있는 것이다.

잘못된 검찰 수사의 진상을 규명하고 세부적인 통제 기준 등 지속적으로 개선방안을 마련해나가려고 한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