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 고객 모셔라” 자동차운전자 특약 경쟁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에 손보업계 좌불안석
무사고·안전운전자, 첨단장치 보유차량 집중
올해 자동차보험의 적자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손해보험업계가 자동차·운전자보험 상품에 대한 특약 경쟁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무사고, 안전운전자들을 위한 특약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은 물론 운전자보험의 안전운전자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는 최근 현대해상이 신청한 뉴하이카운전자상해보험에 대해 배타적사용권 6개월을 허가했다. 보험업계의 특허와 같은 배타적사용권을 받게 되면 일정 기간동안 해당 상품의 독점 판매가 가능하다.
종전까지 운전자보험은 연령에 따라 보험료가 책정됐다. 현대해상은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불합리하다고 보고 건강보험과 같은 방식을 적용했다. 건강보험은 건강한 사람에게는 낮은 보험료를, 질병이 있다면 높은 보험료를 받는다. 현대해상은 3년 무사고, 3년 가입경력을 충족하는 고객을 ‘안전운전자’로 분류한 뒤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기존 가입자도 조건이 충족되면 저렴한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다.
현대해상은 앞서 첨단안전장치 보유 차량에 대한 특약도 강화했다. 차선이탈경고장치와 전방출동경고장치 등에 대한 개별 할인을 하나로 묶어, 장착된 안전장치 개수별로 할인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첨단안전장치를 보유한 차량과 그렇지 않은 차량을 구분하고, 첨단안전장치를 많이 보유한 차량에게 할인을 더 해주는 구조다.
흥국화재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가입자에게 최대 45%까지 할인 폭을 늘렸다. 연간 1000km 이하 운행을 하는 가입자가 대상이다. 주행거리가 길지 않다면 보험료를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다.
커넥티드카 소유주들에 대해서는 안전운점 점수 할인도 늘어나고 있다. 통신기능을 가지고 있는 커넥티드카는 운전자의 운전습관이나 주행거리 등 정보를 보험사에 제공할 수 있다. 보험사는 이를 토대로 안전점수를 측정할 수 있다. 악사손해보험은 종전 할인 14%대에서 18.4%로 늘렸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안전운전자들에 대해 혜택을 늘려 나가는 것은 자동차보험 특성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손해보험사들은 사고가 날수록 지급되는 보험금이 늘면서 손해를 본다.
업계 관계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낮을 때는 사고여부 관계없이 영업을 했지만 질적 성장을 꾀할 필요성이 커졌다”면서 “사고를 내지 않는 무사고·안전운전자를 많이 유치한 보험사일수로 보험금 지급이 줄고 회사 건전성이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