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포배양 대체식품, 무엇이 문제인가

2024-11-05 13:00:01 게재

미래식량으로 기대받고 있는 세포배양 기술은 푸드테크 산업의 대표적 기술 중 하나다. 푸드(food)와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합성어인 푸드테크는 식품을 가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식품원료 자체를 생산하는 데까지 나아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나 일부 걱정이 되는 사항이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포로부터 각종 식품의 재료들을 만들어내는 일이니 그 생산과정을 더욱더 잘 살펴야 한다.

식품 안전 검증 없는 빠른 시장화 우려

푸드테크 산업의 대표적 상품으로 잘 알려진 것은 배양육이다. 시장이 개방되면 가장 먼저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배양육에 앞서 계란과 우유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 우유나 계란의 경우 여러 음식에 다양한 형태로 첨가되기 때문에 확장성이 아주 크다. 계란 흰자와 우유는 각종 요리, 빵은 물론 음료 과자 등 기호식품 전반에 빠짐없이 들어가는 필수재료라 범용성이 매우 커서 만약의 경우를 잘 대비해야 한다.

문제는 세포배양 우유와 계란은 세균 효모 곰팡이 등에 유전자 재조합기술, 즉 GMO 기술을 이용해 특정 유전자를 조합해 만드는 제품들이라 안전성 검증에 더 철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세포배양 우유를 만든다면 우유에 들어있는 카제인 단백질을 생산하는 유전자를 미생물 세포를 이용합성 또는 조작해서 생산해 내는 것이다.

원천기술이 GMO 기술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기 때문에 모든 세포배양 계란과 우유는 GMO 식품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서두르지 말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세포배양 우유와 계란의 생산과정과 최종생산물을 엄격하게 검증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국민들의 건강이다. 우리가 음식을 섭취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한 삶을 위한 것이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삶과 저속노화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오래 건강하게 살고자하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세포배양 기술로 만든 재료들은 진짜가 가진 많은 유익한 영양소와 생리활성물질들을 완벽하게 재현해 낼 수 없다는 점에서 결코 건강한 식품이 될 수 없다. 단순히 몇 가지 영양소를 첨가해 조합했다고 해서 그 물질이 자연의 천연 재료와 비슷하다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민의 건강과 알권리 보장이 우선

GMO 기술로 만들어진 성분이라는 것도 문제이지만 영양소는 단독으로 흡수되기보다 여러 영양소 물질들과의 상호작용을 거치며 효율성이 극대화된다. 자연에서 유래된 대부분의 식품은 수백, 수천가지의 영양소와 생리활성물질들이 효과적으로 흡수될 수 있도록 인간의 생체와 잘 협응해 만들어진 오랜 역사의 산물이기 때문에 몇가지 영양소만으로 단순 비교해선 안된다.

따라서 세포배양 대체식품을 승인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작업은 적어도 소비자들이 모르고 선택하지 않도록 관련 정보를 정확하게 표시해주는 제도를 마련하는 일이다. 오늘날 정부가 사실상 농업은 포기한 채 세포배양 식품이 우리 미래의 희망인양 지원을 아끼지 않는 현실은 안타깝다.

세포배양 대체식품은 미래에 식량위기가 닥칠 경우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최후의 대안일 뿐 결코 진짜를 대체할 수 있는 건강한 먹거리가 아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시장에 들여와야 한다면 적어도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대체식품의 공정과정을 낱낱이 밝혀 국민들이 바른 정보를 갖고 바르게 판단해 선택하도록 도움을 줘야한다. 우리 몸은 우리가 먹는데로 조성된다. 만고의 진리는 농산물뿐만 아니라 축산물도 ‘신토불이’다.

최윤재

서울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