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어려운 희귀뇌종양, 감마나이프 수술로 효과

2024-11-05 13:00:01 게재

60명 수술 후 53개월 관찰

92% 환자 종양 억제 효과

서울아산병원 “국내 최초”

수술이 어려운 희귀 뇌종양환자에게 감마나이프 수술이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연구진이 60명을 수술한 후 53개월 추적 관찰한 결과 92% 환자에게 종양 억제 효과가 있었다. 국내 최초 연구 보고다.

흔히 ‘무혈 수술법’이라고도 불리는 감마나이프 수술은 뇌종양, 뇌혈관 기형 등 뇌질환을 머리를 절개하지 않고 고에너지의 감마선을 병변에 집중적으로 조사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병변 특성이나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이 어려운 경우 감마나이프 수술법이 활발하게 활용된다. 뇌 하부에 생긴 뇌종양인 ‘하부뇌신경초종’ 치료에도 감마나이프 수술이 시행되고 있지만, 뇌종양 중에서도 발생률이 낮다보니 치료 효과에 대한 장기 분석 연구 결과가 부족했다.

김영훈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하부뇌신경초종 환자에게 감마나이프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제공

4일 김영훈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하부 뇌 신경초종으로 감마나이프 수술을 받은 환자 60명을 약 53개월 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분석했는데, 약 92%(55명)의 환자에게서 종양 억제 효과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부뇌신경초종은 두개골 하부에 위치하면서 삼킴 발음 등 기능을 하는 뇌신경에서 발생하는 양성종양이다. 중증 삼킴 곤란 언어장애, 운동능력 실조 등 증상이 나타난다.뇌종양 치료에서 수술이 근본적인 치료법이지만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감마나이프 수술이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하부 뇌 신경초종에 있어서 감마나이프 수술에 대한 연구 결과는 거의 없었다. 국내 뇌종양 환자 중 약 1% 정도만이 하부뇌신경초종 환자일 정도로 발생률이 낮기 때문인데, 국내 최초로 감마나이프를 도입하고 약 1만6000건의 최다 수술 경험을 갖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이 감마나이프 수술을 받은 하부 뇌 신경초종 환자들의 장기 치료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팀은 1994년 2월부터 2021년 12월 중 하부 뇌 신경초종으로 서울아산병원에서 감마나이프 수술을 받은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평균 52.8개월 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분석했다.

감마나이프 수술 후 최종 추적 관찰 시 60명 중 55명(약 91.6%)의 환자에게서 종양의 성장이 억제돼 치료 효과가 나타났다. 하부 뇌 신경초종 환자 60명 중 경정맥공 신경초종 환자는 47명, 설하신경 신경초종 환자는 13명이었는데, 세부적인 질환별로 종양 억제 효과가 나타난 비율은 각각 약 91.5%(47명 중 43명), 92.3%(13명 중 12명)였다.

전체 하부 뇌 신경초종 환자 60명의 감마나이프 수술 후 무질병 1년, 2년, 3년 생존율은 각각 96.5%, 91.5%, 89.0%였다.

평균 53개월 추적 관찰 기간 후 중증 삼킴곤란, 운동능력 실조, 청각장애, 안면 마비 등 하부뇌신경초종 치료로 인한 신경학적 증상 여부를 분석한 결과, 60명 중 30명은 호전됐고 20명은 안정 상태였으며, 7명은 일시적으로 악화됐지만 큰 문제 없이 잘 회복됐다. 3명만이 신경학적 증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최초, 최다 감마나이프 수술을 시행하면서 풍부한 노하우를 쌓아왔다"며 "감마나이프 수술도 하부뇌신경초종으로 인한 신경학적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존재할 수밖에 없어 의료진의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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