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확산
계열사 대표단 “한미약품 독립경영으로 혼란 가중”
한미약품 “독단적 오너 폐해 … 전문경영인체제 지속”
한미그룹 계열사 대표단이 성명을 발표하자 한미약품이 이를 반박하는 입장을 내는 등 한미약품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5일 한미사이언스에 따르면 북경한미약품 임해룡 총경리, 한미정밀화학 장영길 대표이사, 온라인팜 우기석 대표이사, 제이브이엠 이동환 대표이사, 한미사이언스 헬스케어 사업 부문 박준석 부사장 등 주요 계열사 대표는 전날 한미그룹 사내망을 통해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한미약품의 독립 경영 방침을 비판했다.
이들은 “대주주 일가가 부담해야 할 상속세 문제에 외부 세력이 개입 했다”며 “단순 주주가 본인의 주가 차익을 위해 잘못된 훈수를 두고 있으며 그룹 내 일부 임직원들까지 실체가 불분명한 독립경영을 외부에 선언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주주 가족은 화합해 한미의 미래를 위해 모든 다툼을 중단하라”며 “일부 주주 및 외부 세력의 잘못된 경영간섭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8월 전문경영인 박재현 대표이사 중심의 독자 경영을 본격화하며 인사팀, 법무팀 신설 등 조직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지주사 경영권을 가진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대표 형제에 맞서 모친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누이 임주현 부회장·개인 최대 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자 연합’ 주도로 한미약품의 독립경영 추진에 나선 것이다.
계열사 대표단은 특히 신 회장을 겨냥해 “한미그룹의 단합을 위해 외부세력은 더 이상 한미에 머물지 말라”며 “편가르기와 줄 세우기를 강요하는 외부세력은 한미에 필요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은 입장문을 내고 계열사 대표단의 성명을 “독단적 오너 경영의 폐해를 드러낸 성명”이라고 반박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성명 발표에 참여한 계열사 대표 가운데 우 대표가 한때 부광약품 대표로 내정된 적이 있다는 점, 박 부사장과 장 대표가 다가오는 임시주총에서 새로운 이사진 후보로 지명된 인사라는 점 등을 거론하며 “독단적인 오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계열사 대표의 갈등을 읽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미약품은 이어 “독자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는 더욱 굳건히 나아가야 한다”며 한미사이언스에 “특정 사모펀드에 회사를 매각하는 방식, 제3의 기업에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매각하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구본홍·김규철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