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 임차인 ‘빚대물림 방지’ 보험 등장
대출업체가 보험료 부담
공공·민간임대주택 임차인(전·월세 세입자)이 불의의 사고로 대출금을 갚지 못할 때 임차인은 물론 대출업체까지 보호하는 단체보험이 등장했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미래에셋캐피탈은 임대주택 임차인 단체 신용보험 ‘미래에셋캐피탈 우리집안심플랜’을 제공한다고 4일 밝혔다.
유럽이나 일본 등에서는 익숙하지만 국내에는 생소한 신용보험 상품으로 대출업체의 부실을 예방할 뿐 아니라 임차인과 가족의 주거 안정을 보장할 수 있다.
LH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에 입주하려는 전세세입자 A씨가 있다고 가정하고, A씨는 보증금 1억원 중 부족한 5000만원을 미래에셋캐피탈로부터 빌렸다. 5000만원을 내준 미래에셋캐피탈은 A씨의 동의를 구해 BNP파리바의 단체 신용보험에 가입한다. A씨는 대출금, 이자 외에 추가 부담이 없다. 보험계약자인 미래에셋캐피탈이 보험료를 낸다. A씨는 동의여부만 결정하면 된다.
보험계약이 마무리된 후 A씨가 사망하거나 중한 사고로 80% 이상 장애를 입는다면 미래에셋캐피탈은 대출금 회수가 어려워진다. 이러면 A씨 대출금을 BNP파리바가 대신 미래에셋캐피탈에 지급한다. 대개 임대주택 임차인이 사망하거나 빚을 제대로 갚지 못하면 대출업체는 법적 절차에 들어간다. 유족에게 빚을 대신 갚으라고 독촉하는데, 미성년자 자녀가 그 대상일 경우 ‘빚대물림’ 논란이 일기도 한다. 하지만 A씨 측은 대출금을 갚지 않아도 된다. 남아 있는 계약기간 임대주택에 거주해도 된다.
‘미래에셋캐피탈 우리집안심플랜’ LH SH 등 공공임대주택은 물론 부영과 같은 민간임대주택이 대상이다. 보험가입기간은 24개월, 보호받는 대출금은 1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내다.
지난해 6월 국회 입법조사처는 “채무자 채무불이행으로 미성년자 개인파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신용보험의 건전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 바 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