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담화 승부수 …“국민 눈높이 못 맞추면 벼랑길”

2024-11-05 13:00:29 게재

윤, 7일 '끝장회견' … 대통령실 “모든 사안 소상히 설명”

김 여사·명태균·쇄신안 등 향후 정국 해법·수위에 주목

“국정기조 전환·인사혁신” “자화자찬 말고 진솔한 사과”

윤석열 대통령이 7일 대국민담화와 기자회견을 열고 육성 녹취 공개 후 제기된 공천개입 의혹 등 최근 현안에 대해 직접 설명한다.

국정지지율이 연이어 최저치를 경신하며 여권 내에서까지 쇄신 요구가 분출한 데다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국면전환 필요성 등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무라트 누르틀례우 카자흐스탄 부총리 겸 외교장관 등 17차 한-중앙아 협력 포럼 중앙아 5개국 대표단을 접견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4일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맞아 국민들에게 지난 성과를 보고드리고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설명드릴 예정”이라면서 “일문일답을 통해 국민이 궁금해하는 모든 사안에 대해 소상히 설명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은 무제한 질문을 받는 등 기존과는 다르게 이뤄질 예정이다. 김건희 여사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까지만 해도 대통령실은 “정치적 대응은 없다”며 무대응 기조를 이어갔지만 참모회의 후 기류가 급반전됐다고 한다. 당초 일정대로 이달 중순 해외 순방 후 대통령이 직접 소통 기회를 가질 경우 지지율 추가 하락은 물론 국면전환의 기회를 놓치는 등 ‘실기’ 우려가 컸다는 것이다.

이날 윤 대통령이 11년간 이어진 관례를 깨며 국회 시정연설에 불참한 데 이어 별다른 대응 없이 약 한달간 시간만 보낸다면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가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특히 담화 및 기자회견 날짜가 7일로 잡힌 데는 여론조사 발표일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지난 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9%가 나왔는데 이번 주에 추가적인 하락폭이 너무 크면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정무적 판단이 있었던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 여론조사는 한국갤럽이 10월 29~31일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것이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3.1%p다. 구체적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담화 및 회견을 결정하자 여권에선 기대 섞인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 윤 대통령을 향해 쓴소리를 해왔던 조해진 국민의힘 김해을 당협위원장은 “국민과 소통 시기를 앞당긴 걸 보면 대통령의 상황인식에 변화가 생긴 것 같아 환영할 만하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조 위원장은 “최대한 국민들의 기대 수준에 근접할 수 있도록 사안에 대한 설명, 대책, 해법 등을 설명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러면 정국의 반전이 이뤄지고 민심을 회복하는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결국 관건은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 직전인 4월 1일 윤 대통령은 의대정원 증원은 물론 각종 용산발 악재가 산적한 점을 고려해 대국민담화를 했지만 호평은커녕 안 하니만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도 그런 평가를 받지 않으려면 최근 공천개입 논란 등에 대한 사과는 물론 재발을 위한 인사혁신 등이 필요하는 제안이 나온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5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윤 대통령 담화에 들어가야 할 내용으로 △진정성 있는 대통령의 사과 △국정기조 대전환 △인사혁신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5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의 정책적 홍보나 설명에 그치면 후폭풍이 더 커질 것 같아서 걱정이 된다”면서 “자화자찬 메시지는 모두 빼고 (대통령이) 진솔한 사과를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는 “최근 논란에 대해 지난 번 기자회견 때처럼 ‘박절하지 못해서’라든지 ‘법적으로는 문제 없다’는 식의 해명을 하면 국민들이 다시는 돌아보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진실하게 하지 않으면 남은 건 정말 벼랑길뿐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선·박소원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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