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 보강한 검찰, 8일 명태균 소환

2024-11-06 13:00:08 게재

창원지검 수사검사만 11명 … 특별팀 규모

윤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수사 확대 주목

명씨측 “방어할 정도 증거물 갖고 있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수사 인력을 대폭 보강해 주목된다. 검찰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을 조사한 데 이어 의혹의 핵심인물인 명태균씨를 이번 주중 소환한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이날 이지형 부산지검 2차장과 인훈 울산지검 형사5부장, 서울동부지검과 부산지검 서부지청 검사 각 1명 등 4명을 명씨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에 파견했다.

이로써 명씨 사건 수사팀은 기존 창원지검 형사4부(김호경 부장검사) 검사 5명과 지난달 17일 파견한 검사 2명, 이번에 새로 파견한 검사 4명까지 총 11명으로 확대됐다. 특별수사팀으로 명칭을 달진 않았지만 이에 준하는 규모다.

수사지휘는 새로 파견된 이 차장이 맡고 기존 형사4부장인 김호경 부장과 이번에 파견된 인훈 부장이 각각 분야를 나눠 수사한다.

이처럼 검찰이 명씨 사건 수사팀을 대폭 확충한 것은 ‘늑장’ ‘뒷북’수사라는 비판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경남선거관리위원회가 명씨와 김 전 의원 사이의 수상한 자금거래 정황을 파악하고 검찰에 수사의뢰한 것은 지난해 12월. 하지만 창원지검은 이 사건을 검사가 없는 수사과에 배당했다가 지난 9월에서야 선거범죄 등 공안사건을 다루는 형사4부로 넘겼다.

최근 명씨의 통화녹취 공개와 김 전 의원의 회계담당자였던 강혜경씨의 폭로로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으로 확산되면서 특검 요구가 거세지자 검찰이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명씨는 2022년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창원의창 지역구에 당선된 김 전 의원측으로부터 수십 차례에 걸쳐 세비 9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데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까지 불거진 상태다.

강씨는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 대선과정에서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미래한국연구소가 당시 윤석열 후보를 위해 총 81차례에 걸쳐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3억7000여만원의 비용 대신 김 여사로부터 김 전 의원의 공천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윤 대통령이 명씨에게 “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고 그랬다”고 말한 통화 육성도 공개됐다.

창원지검은 명씨와 김 전 의원 사이에서 오간 돈의 성격이 무엇인지, 명씨가 81차례에 걸쳐 진행한 여론조사 비용을 누가 어떻게 처리했는지 등에 초점을 맞춰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검찰 수사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등 정권 핵심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느냐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조민우 부장검사)는 지난 대선과 경선과정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한 의혹으로 시민단체가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를 고발한 사건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창원지검으로 보낼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검찰 안팎에선 창원지검 수사 결과와 명씨 등의 추가 폭로 내용 등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에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해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직 대통령 부부를 상대로 한 수사인만큼 파장이 클 수밖에 없어서다.

당장 8일로 예정된 명씨의 검찰 소환조사에 관심이 모아진다. 명씨는 5일 법무법인 황앤씨 김소연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한 뒤 날짜를 상의해 검찰 출석 일정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씨는 지난 2월 창원지검 수사과에서 한차례 조사를 받았으나 검사에게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변호사는 언론을 통해 “명씨가 자신을 방어할 정도의 증거들은 다 갖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정리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교롭게 명씨의 검찰 출석일은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발표 다음날이다. 이 때문에 명씨측이 대통령의 담화 내용을 지켜본 뒤 검찰 조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출석일을 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검찰은 이에 앞서 지난 3, 4일 김 전 의원을 이틀 연속 불러 조사했다. 김 전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공천 의혹은 나와 전혀 상관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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