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마케팅 대결서 인간 전패”
현대카드, AI플랫폼 ‘유니버스’ 공개 … 제휴업체 활용도 지원
“인간 마케터와 인공지능(AI)간 마케팅 대결을 1년 동안 벌였는데 사람이 이긴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5일 서울 이태원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현대카드 테크 토크’에서 신동훈 AI사업2본부 상무가 AI와 빅데이터 활용 결과를 밝혔다.
신 상무는 한 드럭스토어(생활잡화점) 매출 증대를 위한 휴대전화 장문 메시지(LMS)를 보내는 과정을 소개했다. 인간 마케터와 AI에게 LMS를 발송할 대상을 선별하게 하고 그 결과를 비교했다.
마케터는 △20대 여성 △외모 관리에 관심 있는 고객 등 조합을 만든 뒤 LMS를 보냈다. 그런데 인공지능이 선별한 결과는 인간 마케터보다 두배 이상 성과를 거뒀다. AI는 특정 음식을 선호하거나 주유소를 자주 가는 찾는 이들을 제외했다.
신 상무는 “과거(AI 도입전)보다 마케팅 반응 효과가 6배 올랐다”며 “사람의 직관보다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의 마케팅 활동이 효율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제시한 사례처럼 인공지능의 알고리즘 과정을 일부 이해할 수 없지만 매번 성과를 내놨다”며 “인간 마케터가 하던 업무가 최소 2일 가량 걸린다면, AI는 20분 만에 결과를 내놓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카드는 고객 성향을 분류하는 다양한 방식을 소개했는데, 분류 체계는 최고 경영자인 정태영 부회장이 최종 결정할 정도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현대카드는 상업자표시카드(PLCC) 제휴업체들에게도 AI 업무를 지원한 사례도 공개했다. 현대카드는 19개 파트너사들과 각각 PLCC를 내놓았는데 이를 ‘데이터동맹’이라고 소개했다.
현대카드는 일본에 수출한 인공지능 플랫폼 ‘유니버스’의 운용사례를 국내 AI업계에 알리고,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이날 행사를 마련했다.
김재완 상무는 “현대카드는 고객들을 이해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AI를 활용해 수년간 실험을 진행했고 그 결과를 플랫폼화한 것이 유니버스”라고 소개했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 계열의 신용카드사 SMCC에 ‘유니버스’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일본의 3대 대형은행으로 2020년 총 자산기준 세계 13위에 오른 바 있다.
수출을 담당했던 이승용 상무는 “초기 IT 담당 직원이 20명이었지만 현재 500명이 넘고, 최근 9년간 1조원 넘게 투자됐다”며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 비전을 묵묵히 수행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회사 성장은 데이터사이언스와 AI 덕분”이라며 “마케팅은 물론 회사 운영 전반에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의 국내 규제도 강하지만 일본 역시 만만치 않았다. SMCC는 유니버스를 통해 사내업무를 고도화한 뒤 제휴업체는 물론 모기업인 은행과의 협업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카드는 SMCC 외에 각국 금융업체들에게 유니버스를 알리고 생태계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클라우드 기반의 유니버스를 한국과 일본 외에 전 세계 어디에서나 활용할 수 있도록 구체적 활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