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낙서 사주범 범죄수익 몰수보전
복구비용 1억 넘는데 “돈 없다” 발뺌하더니
검찰, 코인·골드바 등 8500만원 보유 확인
경복궁 낙서를 사주한 혐의로 재판 중인 강 모씨가 불법 도박사이트 광고로 벌어들인 수익을 숨겼다가 검찰에 덜미가 잡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범죄수익환수부(유민종 부장검사)는 전날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강씨를 추가 기소하고 그가 숨겨둔 가상자산, 골드바 등 8500만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몰수보전했다. 몰수보전은 범죄로 발생한 불법 수익을 판결 전까지 함부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다.
검찰은 또 강씨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자금세탁에 가담한 박 모씨등 3명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강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자신이 운영 중인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에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를 게시해 주는 대가로 받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은닉한 혐의를 받는다. 강씨는 텔레그램 오픈채팅방에서 알게 된 박씨 등에게 차명계좌를 통해 불법 도박 사이트 광고비를 이체받도록 하고 이를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가상자산을 사들이게 한 뒤 전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 등 3명은 수수료를 받고 범죄수익을 세탁해 강씨에게 전달하는 방법으로 범죄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강씨는 지난해 말 10대 청소년들에게 ‘낙서를 하면 돈을 주겠다’며 경복궁 담벼락 등에 불법사이트를 홍보하는 낙서를 하도록 사주한 혐의로 6월 재판에 넘겨졌다. 경복궁 복구비용으로 1억3000만원이 들었지만 강씨가 ‘범죄수익이 크지 않아 보유 자산이 없다’는 변명으로 일관하자 검찰은 그의 범죄수익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정밀분석, 계좌·가상자산 추적, 압수수색 등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해 강씨의 범죄수익 규모가 2억5520만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2500만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5500만원 상당의 자산과 500만원 상당의 골드바 1개를 보유한 사실도 추가 확인하고 몰수보전했다. 검찰은 몰수보전한 8500만원 외 나머지 범죄수익도 추가 추적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범죄자들이 범죄로부터 1원의 수익도 얻지 못하도록 자금세탁범죄를 엄단하고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