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이 육지쪽으로 넘쳐 제방을 침식하지 못하도록 설치된 ‘호안’에 대해 점용료를 부과한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호안이 설치된 해역은 정부가 관리하는 항만시설에 해당해 이를 사용하는 민간에게 점용료를 부과해서는 안된다는 이유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행정11-3부(김우수 부장판사)는 GS칼텍스가 인천항만공사를 상대로 낸 수역점용료부과 처분 취소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GS칼텍스는 2019년 5월 인천 중구에 소재한 수역시설에 대해 항만시설 사용승낙을 받고 물류센터로 이용하고 있다.

GS칼텍스는 2022년 6월 항만공사가 이 수역시설에 대해 점용면적 합계 6만7132㎡(직접점용면적 1만5881㎡＋간접점용면적 5만1252㎡)인 것을 전제로 수역점용료 약 6억원을 부과 처분하자, 소송을 냈다.

GS칼텍스는 재판에서 “공유수면의 점용면적은 직접점용면적과 간접점용면적을 합산해 계산한다”며 “간접점용면적에는 호안이 설치돼 있고, 호안은 정부가 직접점용해 관리하는 항만시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역시설에 있는 오일펜스 등에 대해 점용료를 감면해야 한다”고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호안은 해안 육상시설 및 제방 침식을 방지하기 위해 공유수면에 경사면 형태로 설치된 항만시설”이라며 “만조와 간조시 해수면에 잠기거나 드러나는 점을 감안하면 이 사건 수역시설로 인해 호안관리에 특별한 지장이 초래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이어 “GS칼텍스가 호안이 설치된 공유수면 시설에 관한 직접 점용한 것에 대해 공사가 간접점용면적을 산정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오일펜스 등에 대해 점용료를 부과한 것은 적법하다”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