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김 여사)공직자는 아니지만 국정관여 아냐”
임기반환점 앞두고 7일 대국민 사과
“‘김건희 라인?’ 대단히 부정적 소리”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제 주변의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면서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부덕의 소치”라고 사과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본격적인 국정 브리핑에 앞서 허리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대통령은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해도 국가와 민생 위해 일을 한다는 보람에 힘든지 모르고 늘 행복한 마음으로 지금까지 임기 반환점까지 왔다”면서도 “국민들 보시기에는 부족함이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의 노력과는 별개로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일들이 많았다고 생각한다”면서 “민생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했고 제 주변의 일로 국민들께 걱정과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의료 대란, 김건희 여사 관련한 각종 논란, 명태균씨와 윤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나눈 녹취록 공개 등을 에둘러 언급하며 대국민사과를 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라는 것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면서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국민 여러분께 불편과 걱정을 드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고칠 부분은 고쳐 나가겠다”면서 “국민 여러분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섬기는 마음으로 쇄신에 쇄신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재차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어 “당정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유능한 정부, 유능한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소모적 갈등으로 시간낭비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임기 초반부터 강조해온 4대 대혁의 필요성에 대해선 힘주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 연금, 노동, 교육 개혁과 인구 위기 극복하는 4+1 개혁은 민생과 직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의료개혁에 대해선 “국민들께서 걱정하지 않도록 차분하고 꼼꼼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해 의대증원 관련한 논란에 굽힐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날 담화 및 기자회견은 지지율이 10%대 후반으로 내려앉은 상황에서 하는 기자회견이라는 점에서 정국의 최대 분수령으로 꼽혀왔다.
명태균씨 녹취록 공개로 김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윤 대통령의 “김영선이 해줘라 했다”는 육성까지 공개되며 공천 개입 의혹은 대통령에게까지 불붙었다. 이에 따라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던 지지율은 20%대 아래로 내려앉은 상태다. 이날 기자회견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를 멈추거나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은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집무실이 아닌 1층 대통령실 브리핑룸 테이블에 앉아 대국민담화를 발표했다. 지난 5월과 8월 기자회견 때는 집무실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뒤 브리핑룸으로 내려와 질문을 받았다.
담화 분량도 40분 가량이었던 8월과 달리 대폭 줄어든 14분 분량이었다. 국정 성과에 대한 언급도 최소화하고 국민에 대한 사과의 뜻을 밝혔다는 점도 눈에 띈다.
*마감시간 이후 대통령의 일문일답 등 자세한 내용은 내일신문 홈페이지(www.naeil.com) 참조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