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논란’ 의협회장, 10일 탄핵 표결

2024-11-08 13:00:12 게재

탄핵시 전공의 대화 가능성

대한의사협회(의협)가 10일 임현택 의협 회장의 탄핵 표결이 진행된다. 임 회장은 그동안 숱한 ‘막말’로 의료계 안팎에서 비판이 많았다. 그런 가운데 의사협회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의료계 내부 비판을 받으며 탄핵 위기에 놓였다. 다만 탄핵 의결을 위한 정족수를 충족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임 회장이 물러나게 된다면 의협 현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운 전공의단체가 여야의정협의체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8일 의협 등에 따르면 대의원회는 10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회장 불신임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 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의협 회장 불신임은 재적 대의원 246명 중 2/3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2/3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비대위 구성은 재적 대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대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되고 가부동수일 때는 부결된 것으로 본다.

임 회장은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이 한창이던 지난 5월 취임 이후 정부 관계자 등을 향해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지난달 17일 의대 정원이 늘어도 교육이 가능하다는 대통령실 사회 수석의 발언에 대해 반박하면서 본인의 SNS에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관련 학회에서는 “매우 심각한 비윤리적 행태임”을 지적했다.

의협 대의원 운영위원회는 임 회장이 의협의 명예를 실추했다며 지난달 29일 긴급회의를 열고 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을 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의료계는 임 회장의 거듭된 실언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으나 탄핵 결과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의대 교수 B씨는 “탄핵 찬성표를 던질 사람들이 대의원총회에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며 임 회장이 탄핵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의협 대의원회 전 관계자인 C씨는 “탄핵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임 회장이 말을 함부로 해 전문직 단체장으로서의 위상을 실추했고, 전공의와 소통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회원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개원의 A씨는 “임 회장은 SNS에서 막말로 의사의 격을 떨어뜨렸고, 전공의들과 관계가 나빠 의정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탄핵 의결 정족수인 대의원 2/3의 찬성을 얻기가 쉽지 않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탄핵 결과와 무관하게 비대위는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비대위를 구성하려면 대의원 과반의 찬성만 얻으면 되고, 의정 갈등 상황이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고 있으니 비대위는 구성될 것 같다”며 “전공의와 의대생의 협조를 얻을 수 있는 비대위원장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 그간 의정 갈등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전공의단체가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을 포함한 전공의 90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임 회장을 탄핵해달라고 공개 요청했다. 이 요청이 이뤄진다면 전공의들도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으리라는 것이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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