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홀딩스, 미 행동주의펀드 타깃되나
달튼, 연초부터 지분 매수 5.02% 공시
회사측 “저평가·미래가치 투자로 알아”
행동주의 펀드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공격으로 표대결을 펼치는 기업이 많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콜마홀딩스 주가는 전달대비 12.93% 상승한 81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강세를 보인 콜마홀딩스는 오후 한때 8850원(23.09% 8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콜마홀딩스 주가는 지난 7월 주당 1만2140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콜마홀딩스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이날 현재 0.44배 수준으로 1배 이하다. 주가가 장부가 절반을 밑돌 정도로 저평가된 상태라는 의미다. 콜마홀딩스는 글로벌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회사인 한국콜마, 화장품 패키징 회사 연우, 건강기능식품 제조사 콜마비앤에이치 등을 계열사로 보유한 한국콜마그룹의 지주사다.
콜마홀딩스 주가가 강세를 보인 것은 미국 행동주의 펀드 달튼인베스트먼트의 지분 취득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달튼측은 투자 목적을 ‘단순투자’라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는 주주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 환원정책을 요구하는 주주행동주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달튼은 지난 6일 콜마홀딩스 172만1862주(지분율 5.02%)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달튼은 연초부터 장내에서 지분을 매집해 오다 지난달 30일 지분율 5% 이상의 주요주주에 올라 공시 의무가 생겼다.
달튼은 2019년 현대홈쇼핑, 2020년 삼영무역에 대해 주주행동주의를 펼쳤다. 2022년엔 SK그룹에 서한을 보내 적극적인 주주환원 등을 요구했다. 최근 일본에서 후지미디어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등 아시아에서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행동주의펀드로 꼽힌다.
투자자들은 사모펀드(PEF) 업계가 MBK파트너스를 시작으로 행동주의펀드로 변신할지 주목한다. 그간 PEF는 기업을 인수해 가치를 끌어올린 뒤 비싸게 되팔아 수익을 창출하는 바이아웃 구조였다. 하지만 MBK가 지난해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영권을 공격한 데 이어 올해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자 바이아웃에서 행동주의로 변했다는 시선을 받는다.
삼성과 현대차를 공격했던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은 사실 바이아웃에 주력하는 곳이었다. 장외 정보기술(IT) 회사를 인수한 뒤 기업공개후 차익을 실현하는 데 중점을 뒀었다. 하지만 2019년 약 1%의 지분으로 세계 최대 통신기업 AT&T에 자산매각을 요구하고 인수합병에도 제동을 거는 등 최근 들어 행동주의 전략을 늘리고 있다.
행동주의펀드의 공격은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와 법무법인 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된 국내 기업은 2019년 8곳에서 10배 가까이 늘어난 77곳에 달했다.
한편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아직까지 달튼측이 별도로 요구해온 사항은 없다”며 “회사가 저평가돼 있고, 지배구조 등 경영권도 안정돼 있어 기업의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