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자 보험가입하면, 자녀가 확인한다
생명·손해보험협회, 해피콜 기준 공고
외국인에는 주요언어 통·번역 서비스
앞으로 고령자가 각종 보험에 가입하면 자녀를 비롯한 가족이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보험회사 해피콜 가이드라인’ 제정안을 공고하고, 국민 의견을 수렴한다고 8일 밝혔다. 오는 13일까지 의견수렴을 마치면 15일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해피콜이란 보험회사의 완전판매 모니터링을 말한다. 가입자가 새로운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본사에서 상품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듣고 청약서나 약관을 전달받았는지 확인하는 절차다.
보험사나 설계사가 중요한 계약 내용을 알리지 않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했는데 형식적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콜센터에서 걸려온 전화통화에 의미없는 응답을 하거나 인터넷 홈페이지 클릭만으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고령자가 문제가 됐다. 청력 등의 문제로 해피콜 진행이 어렵거나 금융취약층인 경우 계약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례가 상당수 됐다. 이에 따라 해피콜 절차에 대해 대대적 정비에 나섰다.
변액보험, 저축성보험, 장기보장성 보험계약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65세 이상 고령자가 가족 조력자를 지정하고, 조력자 도움을 받아 해피콜을 진행할 수 있다. 조력자는 배우자나 직계비속 중 만 65세 미만 성인이어야 한다. 조력자는 해피콜이 진행될 때 보험사 질문을 읽어주거나, 계약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줄 수 있다.
신청기간과 방식은 보험회사마다 개별적으로 정한다. 보험을 계약하면 회사가 제시하는 서면 또는 홈페이지 등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조력자가 해피콜을 동의하고, 회사는 조력자가 가족 등 대상이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두 협회는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보호 등 구체적 업무처리 기준도 제시했다. 특히 제3자 사망보험의 경우 계약자와 피보험자 모두에 대해 해피콜을 실시한다.
해피콜은 하루 전에 가입자에게 알려야 하고, 외국인 계약자에 대해서는 주요 외국어에 대해 통역 및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해피콜을 진행할 때 표준 원고도 협회가 정비한다
보험사는 계약 청약시 계약자에게 해피콜을 안내하면서 생명·손해보험협회로부터 전달받은 ‘실행 방법별 해피콜 표준 스크립트(원고)’를 토대로 자체 운영하고 있었다.
두협회가 원고를 다시 정비한 이유는 제도 취지, 실시 방법 및 진행 시기 등을 규정한 보험사 해피콜 가이드라인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종전 해피콜 시간을 단축하고 어려운 보험용어를 순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표준 원고 내용 순서를 바꿀 수 있지만 일부 내용을 생략하거나 질문을 임의로 변경하는 것은 금지했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는 외국인 통·번역 및 고령자 가족 조력 등 제도시행은 개별 보험사 시스템 구축을 고려해 내년 3월말까지 유예키로 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