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 확전 말라” 푸틴과 통화
워싱턴포스트(WP) 보도
전쟁해법 후속 논의 관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을 확대하지 말라고 주문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10일(현지시간) 내부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진행된 이 통화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유럽에 있는 상당한 미군의 존재를 상기시키면서 이같이 말했다. 두 사람은 유럽 대륙에서의 평화 목표에 대해 논의했으며,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에 대한 논의를 위해 조만간 후속 대화를 하는데 관심을 표명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WP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전화통화에서 트럼프의 승리를 공개적으로 축하하며 펜실베이니아에서의 암살 시도에 대한 그의 ‘남자다운’ 대응을 칭찬했고 트럼프와 대화할 “준비가 되었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측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통화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과 푸틴 대통령 간 전화 통화에 대해 통보받았으며 이에 대해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 인사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를 위한 외교적 해결책을 위해 푸틴 대통령과 대화할 것으로 오래전부터 봤다고 WP는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선거운동 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취임 후 24시간 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해 왔다. 그는 지난 9월 말 유세 때 러시아의 침공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조금 (영토를) 포기했어야 했다. 최악의 협상도 지금보다 나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당선인의 종전 협상 구상에 우크라이나 일부 영토 포기가 포함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지난 8일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하에서 “미국인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그만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최소 20년 유예하고 현재 전선을 동결한 채 비무장지대를 조성하는 방안 등이 종전 구상으로 거론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 이후 해외 각국 정상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하고 있지만 국무부나 미국 정부의 통역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측 한 관계자는 “그들(해외 정상)은 그(트럼프 당선인)에게 직접 전화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인수팀이 아직 미국 정부와 대통령직 인수를 위한 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첫 임기 때 외국 정상과의 통화 내용이 유출되면서 트럼프와 측근들이 직업 관료를 불신하고 있는 점도 정부를 경유한 통화를 기피하는 이유일 수 있다고 WP가 전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