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률 반등’ 인천의 도전 성공할까?

2024-11-12 13:00:34 게재

양육·주거·교통 등 생활밀착형 지원

재원확보 관건, 국가정책 전환 요구

인천시가 파격적인 출생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아이(i) 시리즈’다. 올해 초 인천에서 태어나는 모든 아이에게 1억원을 지급하는 ‘1억 플러스 아이드림’을 시작으로, 월 3만원 임대주택 정책인 ‘아이(i) 플러스 집드림’, 출산가정 교통비 지원제도인 ‘아이(i) 플러스 차비드림’까지 다양한 정책들을 선보였다. 인천시의 선도적인 정책들이 실제 출생률 반등으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올해 초 ‘1억 플러스 아이드림’ 정책을 발표할 때부터 이 정책을 중앙정부가 국가정책으로 수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진 인천시 제공

◆‘아이 낳으면 1억’ 지원 확대 = ‘1억 플러스 아이드림’ 정책은 기존의 부모급여, 아동수당, 초·중·고 교육비 지원(총 7200만원)에 더해 천사지원금(840만원), 아이 꿈 수당(1980만원), 임산부 교통비(50만원) 등 2800만원을 추가로 지원하는 정책이다. 정부지원이 시작되는 아이 출생 이전에 임산부 교통비를, 또 정부 지원이 종료되는 8세부터 18세까지 아이 꿈 수당을 추가해 지원 기간과 규모를 확대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정부 지원이 이뤄지는 0~7세 기간에도 연간 120만원씩 추가 지급해 양육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줄여준다.

◆“집 걱정 없이 아이 키울 수 있게” = 인천시가 두 번째로 내놓은 출생정책은 ‘아이 플러스 집드림’이다. 신혼부부에게 하루 1000원(월 3만원)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이른바 ‘천원주택’ 정책이다. 시가 보유하거나 매입한 주택(60~85㎡)을 하루 1000원에 임대한다. 대상자가 85㎡ 이하 아파트를 구하면 시가 임차계약 후 천원주택으로 공급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인천지역 민간주택 월세가 평균 76만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월 73만원 절감효과가 기대된다. 최대 6년간 지원받을 경우 5256만원을 아끼는 셈이다.

내집 마련을 위한 대출이자 지원도 확대했다. 정부가 신생아특례디딤돌대출이라는 이름으로 금리(1.6~3.3%)를 인하해주고 있는데 인천시는 추가 지원을 통해 실제 이자 부담이 1.0% 수준이 되도록 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현장체감형 출생정책 수립을 위해 다양한 의견수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23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4 제1회 지자체 순회 저출생 대응 간담회’ 모습. 사진 인천시 제공

◆교통비 지원으로 체감 극대화 = 출산 가정의 대중교통비 지원은 인천시 출생정책의 섬세함을 보여준다. 지난 5월 시행한 무제한 교통카드(인천I패스)와 연계해 출산 가정에 대한 교통비 환급을 최대화하는 정책이다. 현재 인천I패스는 일반인에게 월 이용 대중교통비의 20%, 청년(19~39세)에게 30%를 환급해주고 있다. 이는 정부가 시행하는 K패스와 비교해 청년 범위가 5세 더 넓고, 최대 지원 상한선도 없다.

인천시는 여기에 출산 가정 혜택을 더하기로 했다. 첫째 아이를 출산하는 가정의 부모에게 아이가 7세가 될 때까지 50%, 둘째 아이 이상을 낳은 부모에게 70%를 환급해준다. 출생정책이 당장 피부에 와 닿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올해 출생률 가장 높아 = 인천시의 이 같은 정책들은 아직은 시행 초기여서 직접적인 출생률 증가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최근 인천시의 출생률 변화가 다양한 출생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인천시의 분석이다.

실제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8월 인구동향 자료에 따르면 인천의 1~8월 누계 출생아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 늘었다. 이는 전국 평균(-0.4%)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이며, 인천 다음으로 높았던 충남(3%)과 비교해도 2배가 넘는다.

문제는 지속적인 재원 마련이다. 현재 진행하기로 한 사업들만 하더라도 연간 1500억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하다. 일부 재정을 함께 분담하는 기초지자체 부담도 늘어난다. 인천시가 추진 중인 정책 일부를 국가정책으로 전환해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인천의 도전적인 정책들이 타 시·도로 확산돼 초저출생 위기 극복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 시도지사협의회와 중앙지방협력회의 등을 통해 인천시 출생정책들이 국가정책으로 전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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