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넘은 ‘교부세 법정교부율’ 현실화해야”
재정분권 국회 토론회서
이재준 수원시장 주장
위기에 처한 지방재정을 살리기 위해 ‘지방세 확대’와 ‘교부세 법정교부율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재준 경기 수원시장은 11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지방재정분권토론회에서 “고사 직전인 지방재정을 살리기 위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시장은 “현 정부는 ‘지방시대’를 이야기하지만 재정분권의 시대정신은 잊었고 재정운용의 전문성 부족 등으로 2년 연속 국세수입이 목표에 미달하자 법률에 위배되는 방식으로 지방교부세를 일방적으로 감액해 지방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정부는 2023년 지방교부세를 무려 7조1000억원 감액한데 이어 올해도 2조2000억원의 지방교부세를 감액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그나마 여유가 있다는 경기도 시·군 만해도 총 감액규모가 1356억원(불교부단체 화성·성남 제외)에 달한다.
이 시장은 “갑작스런 감액통보에 비상이 걸린 지자체들은 세출구조조정, 투자사업 시기조정, 심지어 국도비 보조사업 매칭비를 삭감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며 “일방적인 교부세 감액에 대한 재발방지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 자주세원 확충을 위해 국가 80대 지방 20으로 고착화된 지방세를 확대하고 2006년 내국세의 19.24%로 상향한 후 현재까지 동일한 교부세 법정교부율을 현실에 맞게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우리나라 자치재정권 수준은 24.7%로 OECD 주요국 평균인 31.5%보다 6.8%p 낮고 우리와 재정구조가 가장 유사한 일본보다 지방세 비중이 12.4%나 낮은 수준”이라며 “지방재정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체 세입기반 강화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지방의원들도 지방재정이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며 국세감소 책임을 전가하는 정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 상임대표인 박승원 광명시장은 “지난 2년 동안 광명시는 1200억원에 달하는 국비를 받지 못했다”며 “지방재정 위기는 올해로 끝나지 않고 점점 더 심각한 사태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시장은 “주권자인 시민의 복지와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예산이 삭감되거나 축소되고 있지만 시민들은 아직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실상을 세세하게 국민에게 알리고 지방재정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최대호 안양시장(더불어민주당 기초단체장협의회장)도 “경기 악화 등으로 지방정부 재정상황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데 정부가 세수결손을 이유로 교부세를 미지급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며 “양도세와 부가가치세를 지방세로 전환한다면 지방재정에 여력이 생길 것”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정훈 국회 행정안전위원장과 김영진 염태영 민형배 황명선 국회의원,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기초단체장협의회가 주최하고 참좋은지방정부협의회·KDLC가 주관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