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닛산자동차 경영위기 재연되나

2024-11-12 13:00:32 게재

상반기 영업이익 90% 감소

글로벌 생산능력 20% 축소

전세계서 인원 9000명 감축

닛산자동차의 경영위기 재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력시장인 중국시장내 신차판매 부진과 미국시장에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올해 4~9월기(2025년 3월기 반기) 결산실적이 크게 후퇴했기 때문이다.

닛산자동차는 지난 7일 발표한 경영실적에서 올해 4~9월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90.2% 감소한 329억엔(약 3000억원) 흑자에 그쳤다. 닛산은 경영실적을 발표하면서 8개월 전에 내세웠던 중기경영계획상 2026년도까지 연간 판매대수를 100만대 이상 늘리겠다는 방침도 철회했다.

이밖에 글로벌 생산대수를 20% 이상 감산하고, 9000명에 이르는 인원을 감축하겠다고도 했다. 여기에 미쓰비시자동차 보유 주식도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난국인 셈이다.

닛산자동차 아리아. 사진 닛산자동차 홈페이지

닛산의 실적 부진은 도요타 등 다른 일본 완성차 업체와 마찬가지로 중국과 미국에서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닛산은 미국에서 판대대수가 1%밖에 감소하지 않았지만, 판매장려금이 크게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1945억엔(약 1조7500억원)이나 감소한 것이 타격이 컸다.

우치다 마코토 닛산 CEO는 기자회견에서 실적 부진과 관련 “자동차 대당 이익이 줄고, 판매 목표와 실적이 괴리됐다”며 “적기에 신차 모델을 투입하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닛산 고유의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일본 일간자동차신문은 이와 관련 “낮은 공장 가동률이 지속되고, 고정비용이 크게 증가했다”며 “재고를 줄이기 위해 인센티브를 늘리면서 수익에 압박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닛산의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특히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 하이브리드(HV) 자동차 투입이 늦어지고 있고, 신차를 조기에 투입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비용절감도 만만치 않다. 올해 초 하청관련 법 위반으로 경고를 받으면서 하청업체에 대한 쥐어짜기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닛산 협력업체 관계자는 “납품가격의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닛산으로부터) 당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납품단가 인하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기도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신차 조기투입과 비용절감 등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닛산이 선택한 길은 인원 감축이다.

닛산은 이번 발표에서 생산라인 통폐합 등을 통해 인원을 재배치하는 등 글로벌 차원에서 생산능력을 20% 줄이기로 했다. 여기에 전세계 공장에서 인원 9000명을 감축한다고 했다. 연간 350만대 생산대수를 유지할 수 있도록 투자하고,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마련해나가겠다는 중기 경영계획의 변경도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일간자동차신문은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 퇴장이후 혼미한 경영이 지속되고, 르노와 자본제휴 관계가 해소되면서 재기를 노렸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고 했다. 이 신문은 “시장환경의 변화에 대응이 더디고, 성장전략의 실패로 인해 엄중한 상황에 놓여 있다”며 “당면한 구조조정 방안에도 불구하고 닛산의 ‘재생’을 위한 빛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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