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소 앞장섰던 법무부 ‘초긴장’
스미스 특검·FBI 국장 1순위
밴스 “법무장관 2인자 될 것”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기소에 앞장섰던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들이 ‘초긴장’ 상태라고 미국과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미국 CNN 방송은 11일(현지시간) 두명의 법무부 관리를 인용해 “국회의사당 폭동 기소와 스미스 특검 사건 등 세간의 이목을 끈 조사에 참여했던 직원들 사이에 특별한 우려가 있다”며 “이들은 트럼프가 자신의 ‘응징’계획을 관철시킬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법적 비용을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2021년 퇴임 후 4건의 형사사건으로 피소됐다. 2023년 3월 뉴욕주 대배심에 의해 성추문 입막음돈 제공 관련 회사 서류 허위 기재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같은 해 6월 잭 스미스 연방 특검의 수사를 거쳐 연방대배심에 의해 퇴임 후 기밀자료 반출 및 불법보관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 작년 8월엔 역시 연방 특검의 수사를 거쳐 연방대배심에 의해 대선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 등으로 기소됐고, 같은 달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대배심에 의해 역시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이를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하며 분노의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스미스 특검에 대해서는 “취임후 2초만에 해임하고 사건을 종결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스미스 특검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 자신이 기소한 사건을 종결하기 위해 연방 법원과 의견을 교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또 “트럼프 당선인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자택 압수수색에 동원된 FBI 레이 국장을 비롯한 직원들도 격변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FBI는 기밀 문건 반출 혐의와 관련한 압수수색에서 1급 비밀을 포함해 11건의 기밀문건을 확보했고,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출마를 막으려는 ‘마녀사냥 수사’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FBI 내부에선 레이 국장이 트럼프 당선인 취임에 앞서 자진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FBI 국장의 임기는 10년이지만 대통령이 경질할 수 있다.
한편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는 12일 “미국 부통령 당선자 밴스가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에서 두 번째 중요한 인물은 법무부장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이 첫 번째 대통령 기간 동안 가장 쓰라린 불만이 법부무장관이 그의 뜻을 굽히지 않은 것”이라며 “우리는 트럼프가 누구를 법무장관으로 지명하든 그에게 개인적 충성을 바칠 것이라고 가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자신과 러시아 내통설에 대한 수사지시와 지난 대선에서 조지아주 대선뒤집기사건에 대한 수사를 법무부가 거부했던 점에 대해 깊은 분노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FT는 트럼프가 용서하고 싶어도 그의 선거운동이 ‘응징하겠다’는 그의 약속위에서 시작됐고, 그의 지지자들의 요구에 의해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병호 기자 bh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