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부진·화재에 파업 우려…포스코 ‘겹악재’ 시름

2024-11-14 13:00:02 게재

노조, 교섭 결렬에 중노위 조정신청

사측 “원만한 해결 위해 소통 지속”

최근 철강 업황 부진에 폭발·화재 사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스코가 사상 초유의 파업 움직임까지 겹치면서 내우외환을 겪고 있다.

14일 포스코와 노동조합에 따르면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과 지난 6월부터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진행해왔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8만원 인상과 경영목표 달성 동참·노사화합 격려금으로 각 300만원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임금 8.3% 인상과 격려금 3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번도 파업 없던 포스코 전통 ‘흔들’ = 노사는 지난 6일까지 총 11차례 교섭에서 의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노조는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지난 7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대책위원회로 전환해 압박 강도를 높였다.

김성호 위원장은 조합원 공지를 통해 “회사의 탄압을 버텨낸 조합원을 위한 권리는 포기할 수 없다”면서 “대의원대회 쟁의발생 결의 전 교섭이었지만 사측이 추가 제시안을 내놓지 않은 것은 쟁의를 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단체행동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노사는 지난 12~13일 임금협상과 관련해 실무진 교섭을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사는 14일에도 실무진 교섭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노조는 교섭이 결렬되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밟고, 조정에 실패하면 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사측과 이견차를 좁히지 못한 노조가 조합원 투표를 통해 쟁의행위를 가결했으나 막판 극적 합의로 파업 위기를 넘긴 사례가 있어 원만한 해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노조가 제기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신청 절차에 성실하게 임할 계획”이라며 “이와 함께 노조와 지속 소통해 원만하게 교섭을 타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2기 등장도 악재로 등장 = 업계 일부에서는 파업이 현실화되면 세계 철강 업황 부진, 중국산 철강의 저가 공세, 엔저에 따른 일본산 철강의 가격 경쟁력 강화,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스코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과 일본산 철강재 수입은 각각 873만톤, 561만톤으로 전년보다 29.2%, 3.1% 늘어났다. 이에 따라 올해 3분기 포스코의 매출은 9조4790억원, 영업이익은 4380억원으로 작년과 비교해 각각 2.0%, 39.8% 감소했다.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 실적도 부진하다.

올해 3분기 포스코홀딩스 매출은 연결 기준 18조321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4% 줄었다. 영업이익은 743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8.3% 감소, 순이익은 4970억원으로 9.1% 감소했다.

트럼프 2기 출범도 포스코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당선인은 2018년 집권 시절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보편관세를 부과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적 기본관세 10~20% 부과를 공약했다.

여기에 지난 10일 발생한 포항제철소 3파이넥스공장 폭발·화재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포스코는 화재 조사를 거쳐 시설을 복구한 뒤 조업을 다시 시작할 때까지 1주일 가량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2·3·4고로(용광로) 가동에 여유가 있어 쇳물을 생산하는 데는 당장 큰 차질이 없을 것이란 것이 포스코의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복구는 1주일 이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2·3·4고로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쇳물을 생산하면 전체 조업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피해가 심각하고 조업 정상화가 늦어지면 철강 생산과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장세풍·한남진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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