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손잡은 ‘지리산 프로젝트’ 성공 예감
제2 중앙경찰학교
남원 유치 한목소리
전북 남원시 운봉읍 지리산허브밸리 인근 옛 국립축산과학원 부지가 정부의 제2중앙경찰학교 후보지로 주목받고 있다.
지리산 바래봉 철쭉군락지 아래로 166만㎡의 넓은 대지에서 1971년부터 운영해 온 가축유전자센터가 2019년 경남 함양으로 이전하면서 공터로 남아 있던 곳이다. 전북 남원시와 전북자치도는 이곳에 제2중앙경찰학교를 설립해 영·호남을 포함한 남부권 경찰교육의 중심지로 키우자고 제안하고 있다.
경찰청은 충북 충주에 있는 중앙경찰학교에 더해 연간 5000명 수용이 가능한 제2중앙경찰학교 건립을 추진 중이다. 지난 9월 전북 남원시와 충남 아산시, 예산군 3곳이 후보지로 정해졌고, 최종 후보지는 내년에 발표한다. 정부는 기존 중앙경찰학교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하며 접근성·부지확보·신속개발 등이 가능한 지역을 후보지 요건으로 들었다.
남원시가 내놓은 후보지는 전체가 기재부 소유 국유지로 토지 매입 비용이 없어 즉시 개발이 가능하다. 경쟁지역인 예산군과 아산시 후보지의 경우 국유지 면적이 30~45% 수준으로 알려졌다. 접근성 측면에서도 남원은 광주-대구·순천-완주·대전-통영 고속도로와 KTX·SRT 구축, 2030년 대구-광주 달빛철도 환승지로 연결된다. 영·호남 곳곳의 접근성이 탁월한 점은 제2중앙경찰학교가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균형발전의 상징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정부의 전국단위 공모사업에서 영·호남 자치단체가 한목소리로 ‘남원 유치’를 주장하는 배경이다. 영·호남 6명의 광역단체장은 지난 9월 남원 유치에 힘을 모으기로 뜻을 함께 했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대토론회’에서도 여야 관계자들이 남원유치에 뜻을 모은 이유기도 하다. 이날 토론회에서 장일식 경찰대 자치경찰발전연구원 부원장은 발제문을 통해 “시뮬레이션 중심의 현장실무교육을 위한 부지 확장성과 교통접근성, 정부의 긴축재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부지매입비 추가 투입 여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24년 기준 서울을 제외한 중부-강원권 순경 채용인원은 연간 790명, 영·호남, 제주는 893명인데 교육을 위한 이동시간과 비용 등을 고려할 경우 영호남의 중심지에 설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정민 전북경찰직장협의회 정책국장은 “북부권은 기존의 충주에서, 남부권은 남원에서 교육 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광주·전남·대구·경남·부산·제주 경찰직장협의회가 남원유치에 동의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강기홍 서울과기대 행정학과 교수는 “제2중앙경찰학교는 국공립기관 분포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남원시가 자생적 발전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정부의 국정취지인 지방시대 지역균형발전 이념에도 가장 부합하는 선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2 중앙경찰학교를 영·호남 외국인 근로자·유학생의 준법 교육 등 평생학습기관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제안도 나왔다. 최경식 남원시장은 “경찰 인재 양성뿐 아니라 지역균형 발전의 상징적 사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