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영토보다 안전보장이 더 중요”
‘영토 보전’ 기존 입장서 선회
“트럼프, 곧 우크라 특사 임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조속히 끝내겠다는 계획을 추진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휴전협상에서 영토 보전보다 안전보장을 더 중시한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 2명은 휴전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이익은 영토의 범위가 아니라 안전보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의회 로만 코스텐코 국방정보위원장은 “회담은 보장에 기초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에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익명의 한 고위관리는 보다 직설적으로 “영토 문제는 매우 중요하지만 여전히 두 번째 질문”이라며 “첫 번째 질문은 안전 보장”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러시아에 영토를 내주는 합의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조기 종전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영토의 범위보다는 휴전을 유지하기 위한 보장을 포함해 어떤 안전보장 조치가 취해지느냐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휴전후 러시아의 새로운 공격을 막기 위한 보장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오랫동안 주장해 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인정한 휴전협정을 없을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양측에 즉각 회담을 촉구하겠다고 공언한 이후 타결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가열되고 있다. 이는 어떤 타결의 시기와 조건도 우크라이나에 맡겨야 한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오랜 입장에서 바뀐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원조를 계속하는 것에 대해 공개적으로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해왔으며, 어떻게 해야 할지는 언급하지 않은 채 하루 만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말해왔다.
휴전협상이 시작될 경우 우크라이나군이 진격해 일부를 점령한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가 즉각 논의대상이 될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를 협상 카드로 보고 있으나,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의 쿠르스크 철수가 협상 개시의 선결 조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러시아 여당의 콘스탄틴 자툴린 의원은 이와 관련, 지난 11일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에서 철수하면 러시아가 내년 봄까지 휴전에 합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은 우리의 것이고, 우크라이나가 가진 모든 것은 우크라이나의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전쟁을 끝내는 평화협상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한국전쟁의 종결과 같이 완충지대(비무장지대)를 두고 휴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당선인은 곧 종전 협상을 이끌 우크라이나 평화특사를 지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폭스뉴스가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한 소식통은 “아주 고위급인 특사로, 신망이 높은 인물일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호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