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대신 소송 대통령실…2심도 “규정 공개해야”
1·2심 “국민의 감시와 통제 필요한 공적사안”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개인 소송을 대신 수행한 대통령비서실에 대해 항소심도 대통령비서실은 운영규정을 공개하라고 판단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3부(정준영 부장판사)는 14일 참여연대가 대통령비서실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지난해 1월 대통령비서실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그러자 참여연대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법률비서관실이 김 여사 개인문제에 직접 소송에 나설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법률적 근거를 공개하라”며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대통령비서실은 ‘대통령비서실 운영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대통령비서실 관련 민사·행정·형사소송에 관한 업무인 송무 업무 및 형사 소송과 관련된 고소, 고발장 작성 제출의 권한이 있다고 답변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이에 대해 참여연대가 내부 운영규정에 대해 추가 정보공개를 청구하자 “내부규정에 보안 사항이 포함돼 공개될 경우 업무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비공개 결정했다. 이에 참여연대는 같은 해 6월 정보공개 거부처분을 취소하라며 행정소송을 냈다.
1심은 “이 사건 운영규정이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비공개 결정을 취소하라고 판단했다. 이어 “대통령비서실 내 각 부서에서 어떤 업무가 어떤 절차를 거쳐 처리되는 것인지는 국민의 감시와 통제가 필요한 공적 관심 사안”이라며 “이를 공개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에 대한 국민의 참여와 국정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등 공익에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규정이 공개되는 경우 대통령비서실과 그 소속 공무원들이 대통령의 직무를 적정하게 보좌하고 있는지에 관한 국민의 감시와 통제가 더욱 효율적으로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규정 비공개에 의해 보호되는 업무 수행의 공정성 등 이익보다 공개에 의해 보호되는 이익이 더 크다”고 밝혔다. 서원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