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특별한 ‘상가공실 박람회’ 연다
20~21일 50개 부스 운영
상가공실률 전국 평균 2배
세종시가 고질적인 상가공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별한 박람회를 개최한다. 세종시는 수년간 상가공실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왔다.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오는 20~21일 양일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2024 세종상가공실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세종시에 따르면 20일 진행하는 기념식에선 3개 기관이 상가공실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을 발표한다. ‘비어있는 상가공실! 새로운 가능성으로’라는 슬로건에 따라 50개 부스가 운영된다.
박람회 기간 집합상가와 개인 공실상가 소유주들은 홍보부스를 운영하며 공실상가를 홍보하고 임대관련 상담을 진행한다. 또 창업·프랜차이즈 부스를 통해 예비창업자와 상가소유주들이 직접 만나 다양한 창업상담과 지원프로그램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상가투자 전문가 강연과 토론회, 성공창업사례 발표, 부동산·세무·특허 상담, 상가홍보, 이벤트, 문화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도 진행한다. 박람회는 사전등록 신청없이 공실 상가주, 예비창업자, 소상공인 등 투자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가능하다.
세종시가 이례적으로 상가공실박람회를 개최하는 이유는 세종시 상가 현실에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세종시 상가공실률은 중대형상가 25.7%, 소규모상가 11.3%, 집합상가 15.8%로 전국 평균(중대형 13.8%, 소규모 8%, 집합 10.2%)에 비해 2배 가까이 높다.
이 같은 현상은 신도시 특유의 조성 초기 낮은 소비력뿐 아니라 과도한 상가물량과 분양가, 핵심상권 없는 평등한 도시구조, ‘행정도시’ 콘셉트에 따른 과도한 상가규제, 대표적 소비도시인 대전시와의 인접성, 온라인 중심 소비형태로의 변화 등이 주요원인으로 꼽혀왔다.
그동안 세종시 등은 상가공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완화, 물량조정 등을 추진했고 상가 소유주들 역시 임대료를 낮추는 등 안간힘을 써왔다. 실제 어진동 한 건물은 최근 월 임대료를 절반 이하로 낮췄고 나성동 일부 상가는 일부 기간을 무료로 임대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세종시 등 3개 기관은 10월 ‘상가활성화를 위한 공동대응 전략회의’를 열고 상업용지 공급방식 개선, 건물 허용용도 완화방안 등 주요 과제를 발굴하기로 했다. 테마상가 조성, 지역축제 발굴 등 상권 활성화를 위한 콘텐츠도 개발할 예정이다.
세종시 관계자는 “상가공실 현황 공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쉬쉬하지 않고 그 자체를 상품화해 수요자를 연결하겠다는 역발상의 접근법을 구상했다”며 “이번 박람회는 빈 상가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상가선점의 기회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세종시는 박람회에서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실률 임대율 상권정보 등을 담은 온라인플랫폼을 개발, 지역상권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