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저탄소 전환 수준 낮아”
무협, 정부투자강화 제언
철강·석유화학 대책 시급
제조업 강국 중 한국의 저탄소 전환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9일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의 저탄소 전환: 주요국 정책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산업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2억3890만톤(잠정치)으로, 전체 배출량의 38.3%를 차지한다. 한국의 산업분야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중국(32.1%)을 비롯 독일(23.0%) 미국(22.9%) 일본(21.9%)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 특히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등 3개 업종 배출량이 2022년 기준 전체 산업분야 배출량의 73%를 차지한다. 이들 3개 업종은 다른 산업의 기초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기반산업이다. 때문에 이들 업종 저탄소전환 성공여부는 다른 산업의 탄소중립 역량과 경쟁력 강화와 직결된다.
보고서는 한국의 철강 시멘트 석유화학 분야 저탄소 전환이 주요국에 비해 불리하다고 진단했다. 이들 산업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선 혁신 기술을 통한 생산방식 변경과 설비교체가 필수적인데, 한국은 제조설비 내구연한이 많이 남아있어 설비교체 한계비용이 높다는 분석이다.
산업화가 오래전에 추진된 독일 미국 일본은 이미 투자비 회수가 이뤄져 노후설비 교체만으로도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에 설비투자가 진행된 한국은 향후 20~30년간 설비가동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매몰비용과 좌초자산이 크다.
보고서는 “미국 등 주요국들은 탄소저감 기술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수소환원제철, 화학분야 가열공정 연료 및 원료 전환, 시멘트공정 원료대체,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