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사일 봉인해제 트럼프는?

2024-11-19 13:00:14 게재

퇴임앞둔 결정에 내심 불쾌

푸틴과 직접 소통 가능성

퇴임을 2개월여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국면을 바꿀 자국산 장거리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의 러시아 본토 사용 허가방침을 결정하면서 후폭풍이 상당하다. 당장 러시아는 “3차 대전”까지 언급하며 강력반발하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EU)는 반색하면서도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는 분위기다.

문제는 조만간 등판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다. 그는 대통령 선거 당시 종전협상을 공언했을 만큼 문제해결에 대한 자신감과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그런데 본인의 취임을 앞둔 시점에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판을 바꿔버린 것이다. 트럼프가 이 사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내심 불쾌하게 여길 것은 분명하다. 트럼프 당선의 공신인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공개 반응이 이런 기류를 보여준다.

트럼프 주니어는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변화 관련 보도가 나온 직후에 소셜 플랫폼 X에 “군산복합체는 아버지가 평화를 만들고 생명을 구할 기회를 갖기 전에 3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고 싶어하는 듯하다”면서 “수조 달러를 잠가야 한다. 망할 놈들!!! 멍청이들!”이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대선 과정에서 종전 협상을 공언한 트럼프 당선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모두 서로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상태다. 트럼프 당선인의 종전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유예하고 현재 전선을 동결하는 방안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경우 휴전 협상 시점에 러시아·우크라이나가 각각 점령한 영토를 기준으로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이 있기에 그때까지 양국은 더욱 격렬한 전투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의식한 듯 러시아는 ‘전선 동결’뿐 아니라 향후 안보 구도의 변화까지 조건으로 고수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현재 전선을 경계로 한 전투 동결안에 대해 “(분쟁을) 동결하는 것을 포함한 선택지는 어떤 경우에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군사 활동을 종결하려면 푸틴 대통령이 제시한 조건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 우크라이나의 철군과 나토 가입 포기,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 해제, 우크라이나의 비동맹·비핵 지위 보장 등을 휴전 협상 개시 조건으로 제시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푸틴의 ‘담판’ 가능성에도 시선이 쏠린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트럼프 당선인과 푸틴 대통령의 접촉 가능성은 아직 진전이 없다면서도 트럼프 당선인 취임 전에도 ‘정치적 의지’만 있다면 쉽고 신속하게 가동될 수 있는 소통 채널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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